앞으로 외국기업이 생산한 가전제품이 전자3사의 브랜드를 달고 대거 시판될 전망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자3사는 그동안 국내 중소 가전업체로부터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공급받아 판매하던 소형 가전제품을 중심으로한 모든 가전제품에 대해 경쟁력을 갖춘 상품이면 외국 가전업체들로부터도 OEM공급받아 판매할 예정이다.
이는 전자3사가 가전 부문에 대한 구조조정에 착수하면서 가전제품을 직접생산하고 기술개발투자를 늘리기보다는 브랜드 이미지를 관리하는 쪽으로 선회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또 국내 가전시장이 오는 99년 수입선다변화제도 해제 이후 일본 브랜드의 잠식이 두드러질 것에 대한 대응책으로서주목을 끌고 있다.
이에 따라 전자3사에 대한 OEM 공급에 주력했던 중소 가전업체와 중견 가전업체들이 치명적인 경영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현재 해외시장에서 외국업체가 생산하는 가전제품의 OEM 판매를 추진하고 있는데 이어 국내시장에도 이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가전부문 대표인 이해민 부사장은 최근 『가전제품가운데 경쟁력이 떨어지는 제품생산을 과감히 중단하고, OEM브랜드 관리는국산뿐 아니라 외국산 제품에까지도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오는 2005년까지 OEM제품 조달비율을 총매출의 10%에 이르는 연간 6조원 규모로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특히 소형 가전제품의 경우는연말 또는 내년 초부터 외국제품의 OEM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LG전자 구자홍 사장은 『소형 가전제품이 과거에는 매출에 적지않게 기여했으나 이제 그 비중이 크게 낮아짐은 물론 고객서비스 차원에서 품질이 우수한 상품에 대해 브랜드만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그러나 『단순 수입형태가 아니라 제휴 등을 통해 탄력적으로 OEM 사업을 전개할 것』이라고말했다.
대우전자도 소형 가전제품을 중심으로 경쟁력이 높은 상품이면 국내외 생산업체를 가리지 않고 OEM으로 공급받아 국내와 해외시장에 판매할 계획이다.
대우전자는 이에 앞서 필립스와 같은 품질과 가격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국내시장에서 함께 판매하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OEM 브랜드가 아니라 공급업체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다.
<이윤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