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의식의 교각 (237)

리미의 혀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낼름거린다. 얼굴은 꼭대기를 알 수 없는 벽면이고 손은 마치 지렛대 같아 그 위에 섰다가 바닥문 사이로 풀썩 꺼질 수도 있을 것 같다. 물론 그 발은 척추를 바스려뜨려 리미의 눈을 반짝거리게 하는 증류수를 만드는 무거운 롤러 같다.

리미는 끝이 없는 죽음에의 산문시인데, 다음 줄로 넘어가기 전에 잠시 망설일 뿐이다. 그것은 결코 채워질 수 없는 배고픔이자 뽑아지지 않는 눈, 그리고 잊혀지지 않는 기억이다.

리미는 그 뇌로 스케치를 한다. 생각을 정리하는 동안의 길고 느린 스케치들.

그것이 가장 행복한 순간은 바로 주검과 죽어가는 것을 스케치할 때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오직 한 가지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 자신이 죽지 않았다는 것.

그것은 리미에게 마음을 편하게 하는 생각이다. 때로 그게 다 무슨 뜻인가의아할 때도 있지만.

발은 사이즈가 900이다. 리미가 다가오면 흩어지는 지구신발들은 마치 욕망의 바퀴벌레 같다. 때로는 작아지기를 원하지만 결코 그렇게 될 수가 없다. 그것은 클 수만 있다.

그것이 짜증을 내는 것은 꽤 느린 편이다. 최근에는 아이들이 그로부터 도망을 치곤 한다.

얼마 전, 두 절벽 사이의 이 길에서 그것은 몇 명의 아이들을 만났었다.

그것을 보자 그들은 누구나 그런 것처럼 극도로 흥분했다. 리미는 신이 나서 가까이 다가갔다. 혀를 낼름거리고 오른 손을 앞뒤로 흔들었다. 이는 어디서나 통하는 리미의 언어로 『꼼짝말고 그 자리에 있어라.』를 의미한다.

그러나 지구 아이들은 지구신발처럼 구제불능이다. 이 아이들은 등의 멜빵에 길고 신축성이 있는 끈을 연결하고 있었는데 그것은 아이들이 재빨리 두들겨 넣는 고리에 묶여있었다.

한 발짝만 더 걸으면 리미는 아이들에게 닿을 수 있었는데, 그 한 발짝을떼자마자 아이들은 펄썩하고 뛰어내렸다.

이는 산(山) 번지점핑이었다. 아이들은 암흑같은 틈새로 수천피트를 떨어진 것이다.

리미는 하는 짓이 서투르다. 그것은 무릎 한 쪽을 꿇고 번지를 만지고 튕겨본다.

그것이 끈을 튕기자 소리가 나기 시작한다. 띵, 띵, 띵, 띵, 띵....

이렇게 좋은 소리라니! 가슴 속 깊은 곳에서부터 리미는 감동한다. 너무나감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