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위성그룹으로 그동안 시멘트·건설·레저 등 비전자업종에 주력해온 성우그룹이 인쇄회로기판(PCB)사업 진출을 추진, 관련 중·소 전문업체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성우그룹은 최근 그룹내 전자부품사업을 전담할 계열사로 성우전자(주)(대표 최해돈)란 별도법인을 설립하고 경기도 안성에 새로 조성된 공단내 1만5천여여평의 부지를 분양받아 1차로 PCB와 리드프레임사업을 전략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성우그룹은 98년 본격 양산을 목표로 초기에 월 1만~2만㎡ 규모의 다층기판(MLB)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키로 하고 대덕전자·신성전자·듀폰 등을두루 거친 김성진氏를 PCB사업 총괄이사로 영입하는 한편 설계·개발·생산 및 품질관리·기술영업·관리 등 전부문에 걸친 대대적인 경력사원 모집에 착수했다.
김성진 이사는 『최근 PCB시장이 몹시 정체돼 있는 점을 감안, 구체적인투자규모와 사업계획 및 방향은 이달 중순경 최종 확정·발표할 계획이며 신규업체로서의 헨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일본의 3~4개업체를 대상으로 현재 전략적 제휴선을 적극 물색중』이라고 밝혔다.
성우그룹의 이번 적극적인 PCB사업 추진은 국내 PCB시장이 단일부품으로 1조원을 바라볼만큼 시장규모가 만만치 않고 향후 전망도 좋다는 자체 분석과, 현대전자를 필두로 관련그룹인 현대와 한라그룹의 전자 및 자동차용PCB 구매량을 감안할 때 조기에 안정적인 시장진입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성우의 PCB사업 참여로 기존 삼성그룹의 삼성전기, LG그룹의 LG전자, 대우는 사돈그룹인 이수화학그룹의 이수전자 등 국내 4대 그룹이 모두PCB제조업체를 직·간접적으로 확보케됨으로써 전문업체 중심에서 대기업위주로 전환하고 있는 국내 PCB산업의 구조재편이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보인다.
한편 현대전자의 PCB구매량은 양면 및 MLB 기준으로 월 2만~3만㎡에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현대그룹이 HDD(맥스터)·TFT LCD·메모리모듈·광학기기·정보통신·자동차전장 등 대량의 PCB수요가 예상되는사업을 계속 강화, 규모는 앞으로 더 큰 폭으로 늘 전망이며 현재는 심텍·새한전자·대덕전자·LG전자 등 10여개 업체가 PCB를 공급중인 것으로전해졌다.
현대그룹에서 분리독립한 성우그룹은 현대시멘트·현대종합금속·성우정공·성우종합건설·성우종합레저산업·성우종합화학 등 9개의 계열사를 포함,그룹 총매출은 1조원대에도 못미치지만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둘째 동생인 정순영씨가 그룹총수로 있어 그동안 행보에 재계의 관심을 모아왔다.
<이중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