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21C 유망기업을 찾아서 (10);SWC전자

무선호출기 및 휴대폰 등의 호출음은 버저라는 작은 전자부품을 거칠때 비로소 음으로 우리의 귀에 도달하게 된다.

일종의 스피커로 생각하면 이해가 빠르지만 버저는 부피가 작고 단일 주파수의 진동음을 발생시키는 것이 스피커와 다른 점이다.

이동통신기기의 시장이 확대되면서 버저시장도 새롭게 부상하고 있지만 이들 기기에 채용되는 초소형 버저 생산에 참여하고 있는 국내업체는 3∼4개업체로 전체 버저업체의 1%에 불과하다.

무선호출기가 경박단소형이고 버저음 외에 멜로디음을 내야 하는 특성상몇몇 업체를 제외하고는 수지타산을 맞춰가며 조건에 맞는 버저를 생산하기가 매우 어려운 것이다.

SWC전자(대표 오익승)는 사장을 비롯한 전직원의 나이가 30세 전후의 젊은기업으로 휴대폰·무선호출기·무선전화기에 쓰이는 통신용 버저 1백50여종을 생산하고 있는 전문업체다. 자본금 2억3천2백만원에 불과한 조그만 중소기업이지만 올해 1백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는 알찬 업체다. 월 1백만개 가량의 각종 버저를 생산하고 있으며 특히 최근 무선호출기용 버저는 수요가 부쩍 늘어 월 60만개 가량을 출하하고 있다.

72년 창립 당시 스위스시계를 조립·수출했던 이 회사는 80년대 초 알람시계용 버저를 생산하면서 이 시장에 처음 참여했다. 초기에는 규격이 큰 알람시계용 버저와 가전제품용 버저도 생산했으나 중국산 저가제품의 범람으로채산성이 떨어지자 이동통신기기용 초소형 버저의 개발에 주력, 해외에서 먼저 인정받는 업체가 됐다.

AT&T와 톰슨 등 해외 통신업체들과 7∼8년째 거래중이며 지난해에는 AT&T가 협력업체의 제품을 대상으로 실시한 품질검사에서 일본업체들을 제치고가장 높은 점수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93년 무선호출기용 초소형 버저를 처음 생산할때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오익승 사장(34)은 말한다.

『당시로서는 큰 모험이었습니다. 안정적인 수요가 보장돼 있었던 것도 아니고 무선호출기용 버저는 워낙 초소형이라 기술적인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SWC전자가 생산하고 있는 제품은 모두 마그네틱 버저로 기존 세라믹을 이용한 압전 버저보다 충격에 강하고 전력소모가 적을 뿐 아니라 내마모성이뛰어나다고 최재성 연구실장은 자랑한다.

『무선호출기와 버저와의 궁합이 맞지 않으면 음이 제대로 울리지 않기 때문에 버저개발에는 세세한 구석까지 따지고 검사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주문하는 회사의 무선호출기마다 회로가 다르기 때문에 전압과 전류, 주파수점검은 버저 개발공정에서 필수적이죠.』

버저 생산장비 가운데 일부분은 자체제작하고 있는 SWC전자는 발진음·전압조절·주파수 등을 화면으로 점검할 수 있는 버저용 계측기도 직접 개발, 그들만의 고유한 제품을 생산하는데 이용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초 두께가 3.2㎜에 불과한 국내 최소형 버저 「KB-9SQC」시리즈를 개발했다. 실용신안 및 발명특허를 출원중인 이 제품은 터미널 핀과 플라스틱 케이스를 일체화해 두께가 대폭 얇아진 것은 물론 내부 진동공간이 넓어져 청량한 버저음을 발생시킨다. 내열성도 우수해 2백50에서도 제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이 제품은 표면실장에 적합하도록 케이스를 디자인했다.

신제품 개발에 남다른 의욕을 보이고 있는 SWC전자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세계 최초로 두께 2.5㎜의 초박형 버저와 음성을 전하는 보이스 버저를 개발해 세계시장을 석권하겠다는 야심에 차 있다.

오사장은 『2.5㎜ 버저는 아직 일본 업체들도 개발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있는 제품이고 보이스 버저는 스피커를 대신함으로써 페이저나 통신장비의부피를 대폭 줄일 수 있어 이들 제품의 개발에 성공하면 해외시장을 석권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의욕을 보인다.

〈권상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