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 가전제품의 국내시장 침투가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필립스·브라운·내셔널 등 다국적 업체들이 국내에 전기면도기를 덤핑수출한 것이확인돼 정부가 진상조사에 나섰다.
6일 정부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우림전자·성진전자·다인전기 등 국내 전기면도기 생산업체들은 지난 93년부터 필립스·브라운·내셔널 등의 업체가현지 판매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전기면도기를 국내에 수출해 국내시장을 잠식하고 있다고 주장, 통상산업부 무역위원회가 외산 전기면도기들에 대한 덤핑조사에 착수했다.
덤핑률이 평균 1백18%로 수입업체중 가장 높은 네덜란드 필립스의 경우 「HS 860」의 현지공급가격은 원화기준으로 8만1천2백44원인 데 비해 우리나라에는 3만3천8백82원에 수출, 덤핑마진이 무려 1백34%나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일본 내셔널사의 「ES 744」 전기면도기는 일본에서 12만3천5백9원에공급되고 있는 반면 국내에는 7만4백94원에 들여와 72%의 덤핑마진을 기록했으며 독일 브라운사는 10만9천3백96원에 공급되는 「5525」 모델을 국내에 6만2천3백85원에 들여와 72%의 덤핑마진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덤핑 수입물량도 해마다 급증추세여서 국내업체들의 생산 및 영업에 피해를 주고 있다.
수입 면도기의 경우 93년엔 30만개가 수입됐으나 94년엔 46만개, 95년엔 90만개가 수입돼 해마다 급증추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국산제품 생산량은 93년 1백4만개에서 94년 89만개, 95년 71만개로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필립스전자는 41만6천5백46개의 면도기를 수입했으며 서통상사는 브라운 제품을 8만9천3백44개, 동경상사는 21만1천7백41개의 면도기를 수입해 국내 전기면도기 시장의 56%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우림전자는 26만개, 성진전자는 35만개의 면도기를 생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면도기업체들은 이같은 외국 업체들의 면도기 덤핑수출로 국산품 생산량이 연평균 17%씩 감소하고 있으며 면도기 생산업체들도 사업악화로 90년17개에서 96년 현재 6개로 크게 주는 등 국내산업 피해가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이에따라 통상산업부 무역위원회는 국내 업체들의 주장이 타당하다고 보고3개월간의 예비조사 기간동안 산업피해 정도 및 덤핑률을 판정할 예정이다.
〈윤휘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