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상반기 국내 가전업체들은 사상 유례없는 불황기를 보냈다.
대부분 가전제품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크게 줄어들었다.
지난 상반기의 국내 가전시장을 AV부문과 백색가전부문으로 나눠 되돌아본다.
〈편집자 주〉
TV·VCR·오디오 등 AV제품은 지난 상반기 동안 극심한 매기 침체에 시달렸다.
보급률의 포화와 뚜렷한 히트상품의 부재, 수입제품의 범람 등 내부 요인과 총선과 경기 하강국면에 따른 소비 위축 등 외부 요인이 겹쳐 가전업체들은 거의 모든 AV제품에 대해 판매에 어려움을 겪었다.
해마다 성장을 거듭해온 TV는 올들어 처음 판매량이 감소하는 사태를 맞이했다. VCR의 판매는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무려 10% 이상 줄어드는 등 매기가바닥세를 보였다. 카세트류를 포함한 오디오의 매출도 3% 가량 감소했다.
LG전자·삼성전자·대우전자·아남전자 등 TV4사는 상반기 동안 모두 98만대의 TV(TVCR 제외)를 판매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6만여대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기종별로 보면 25인치 이상의 대형TV가 51만대로 52%의 시장점유율을 보였고 20인치와 21인치 등 중형TV는 39만대를 기록했다. 29인치TV와 광폭TV를제외하고 모든 제품의 판매량이 감소했다.
업체별로 보면 LG전자는 39만대를 기록했고 38만대를 판매한 삼성전자가그 뒤를 이었다. 대우전자와 아남전자는 각각 13만대·8만대의 판매실적을올린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 상반기 TV 매출부진은 업체마다 히트상품을 발굴하지 못해 대체수요를 창출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대우전자가 지난해말 내놓은 「개벽 X5」는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데 성공했지만 뚜렷한 히트상품으로는 떠오르지 못했다.
LG전자의 「아트비전 골드」과 삼성전자의 「명품 더블」 등 신제품도 기존 제품과의 차별화에 실패했고 아남전자는 신제품을 아예 내놓지 않았다.
TV업체들은 따라서 올 하반기를 겨냥해 최근들어 히트상품으로 키울 신모델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VCR시장의 침체는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상반기 VCR의 판매대수는 50만대를 밑돌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정도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LG전자와 삼성전자는 VCR부문에서 각각 20만대의 매출 실적을 올렸고 대우전자와 아남전자는 각각 7만대, 2만대를 판매한 것으로 집게됐다. VCR 매출부진은 전반적인 수요감퇴에다 최근 유입된 일본제품의 저가공세에서 비롯된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본 제품들은 전자 상가 등지에서 국산 제품보다 평균 5만원 이상 싼 값에 거래되고 있다.
VCR시장 침체는 곧 신제품의 출시 감소로 이어져 삼성전자는 새 모델을 내놓지 않았고 다른 회사도 1∼2개씩 구색용 모델만 내놓았다.
시장 동향을 보면 3배 전용 헤드 또는 하이파이기능을 채용한 고급 제품과2헤드 단순기능의 저가 제품에 수요가 집중되는 양극화현상이 두드러졌다.
상반기 전체 오디오 매출은 3천2백억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백억원 정도 줄어들었다.
컴포넌트오디오의 매출은 1천40억원을 기록한 미니컴포넌트를 포함해 모두1천6백40억원을 기록했고 카세트류는 1천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오디오의 매출부진도 VCR와 마찬가지로 전반적인 수요 침체와 값싼 외산제품의 시장 잠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됐다.
오디오시장 점유율을 보면 미니컴포넌트와 카세트류의 매출비중이 커 아무래도 전문업체보다 유리한 가전업체가 수위를 차지했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각각 8백30억원·7백2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인켈은 5백30억원의 매출을 올려 AV전문업체로서의 자존심을 지켰고 태광산업은 3백90억원을 기록하면서 4위로 도약했다. 오디오부문 매출이 지난해같은기간보다 신장한 업체는 태광산업 뿐이다.
〈신화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