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3사의 제품 디자인에 대한 인식이 크게 변하고 있다.
LG전자 구자홍 사장·대우전자 양재열 사장·삼성전자 이해민 부사장 등가전3사 대표들은 8일 대한상의 중회의실에서 가진 제3회 신산업발전 민관협력회의에서 제품 디자인에 대한 중요성을 이구동성으로 강조하고 나섰다.
예전같으면 이같은 「중요한」자리에서 언급될 사안은 아니었다.그러나 3사 대표들은 약속이나 한듯이 디자인에 대한 관심을 피력했다.
먼저 구사장은 가격·품질과 함께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더 나아가 이러한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사내 분위기를 바꿀 계획이며 이분야의 우수 인력확보에도 중점을 두겠다고 다짐했다.
양사장도 동감이었다.독자적인 상품으로의 가치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위해서는 품질만큼이나 디자인이 중요하다며 제품 디자인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
특히 이부사장은 수출을 대폭적으로 늘리기 위해선 현지밀착형의 제품개발이 시급하다며 디자인개발센터의 활성화와 정부의 지원책 마련을 촉구하기도했다.
가전3사 대표들의 이같은 디자인에 대한 관심과 열의는 대체로 두가지로분석된다. 첫째 경쟁국과의 경쟁에서 뚜렷한 열위를 보이고 있는 분야가 디자인이라는 인식의 변화다. 또하나는 품질에 대한 자심감을 찾았다는 것으로해석할 수 있다.
즉 가전사들은 제품 성능과 품질면에서는 더이상 경쟁국에 뒤지지 않는다는 것이며 이제는 명실공히 이들과 디자인으로 승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나선 것이다.
그동안 우리 가전산업이 세계시장에서 줄곧 2등만을 차지한 것도 바로 디자인에 대한 관심부족 때문이었다. 베끼면 2등은 할 수 있지만 1등의 자리는요원한 것은 당연한 이치다.
최근 가전산업이 사양산업이라는 얘기가 이쪽 저쪽에서 나오고 있는 것도2등이란 한계로 인해 더 이상의 큰폭 성장이 없기 때문이다.
디자인 육성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다짐하는 3사의 선언적 의미는 크다. 세계적인 가전업체인 필립스가 최근 인간중심의 제품 디자인 개발을 다짐하고 나선 것은 그만큼 제품의 디자인이 상품성을 좌우한다는 것을 보여주는대목이다.
디자인 개발을 위한 기업문화의 정착이 시급하다. 디자인은 바로 일류상품을 만드는 요소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2등 가전산업국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제품개발 투자만큼 디자인 개발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이날3사 대표들의 디자인에 대한 관심표명은 이러한 차원에서 만시지탄의 감회를주었다고 볼 수 있다.
<모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