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사전에서 어떤 단어를 찾아보면 상세한 설명을 얻을 수 있지만 그 설명 가운데서 또 새로운 단어가 나오고 다시 그것을 찾아보려면 대부분 다른페이지를 들춰야 한다. 종이매체가 갖는 한계 때문이다.
이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 65년 미국 브라운대학의 테드 넬슨 교수는 새로운 개념인 「하이퍼미디어」를 생각해 냈다. 그것은 예를들면 오늘날 CD롬에서 어떤 주제를 찾다가 다시 그것을 설명하는 내용을 찾으려면 그것에 커서를 맞춰 간단히 클릭하면 내용이 자세히 나타나는 것으로서 이른바꼬리에 꼬리를 물고 찾아나갈 수 있는 방식이다.
이 하이퍼미디어가 바로 멀티미디어를 낳은 어머니다. 멀티미디어는 컴퓨터·정보통신·영화·TV 등 하나 이상의 매체를 이용하거나 융합시켜 비디오·오디오·데이터를 쉽게 처리한다. 그것은 여러 매체를 다룬다는 점에서 유니미디어와 구분되고 또 매스미디어가 주로 대량의 수요자 측면을 강조한 반면 멀티미디어는 수요자는 물론 공급자 측면을 포괄하는 개념으로서 차이가난다. 또 멀티미디어는 비교적 최근에 도입된 개념으로서 한때 뉴미디어로도불렸지만 이제 상당히 정착돼 새롭다는 뜻의 「뉴」자를 머리에 붙인 미디어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미국에서는 최근 멀티미디어라는 말에 부족함을 느꼈는지 메가미디어라는용어를 고안해 냈다. 백만을 뜻하는 메가를 미디어 앞에 붙임으로써 한껏 강조했으며 또 그것이 가져올 파급효과에 대해서도 상당한 가치를 두고 있는듯하다.
국내에서 유독 멀티미디어를 하이미디어라고 부르던 LG전자가 최근 멀티미디어라는 용어로 통일해 사용하기로 했다. 당초에 멀티미디어 분야에서 경쟁사보다 두드러지기 위해 하이미디어라는 용어를 사용, 대대적으로 홍보하다가 이제 그것을 완전히 포기한 것이다. 오늘날 멀티미디어라는 말이 보편화됐지만 LG전자가 뒤늦게 그것을 사용키로 한 것이 과연 적절한지는 모르겠다.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초창기에 소비자들에게 쉽게 어필할 수 있는 용어를 선택했더라면 숱한 홍보비를 지불하고 그것을 모두 버려야 하는 어리석음을 저지르지는 않아도 됐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