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중계] 신산업발전민관회의 가전산업 주제발표 요약

<한국 가전산업의 국제경쟁력 강화방안-고려대 곽상경 교수>

한국 가전산업의 국제경쟁력을 높이려면 무엇보다도 신제품 개발을 위한체계적인 육성전략이 필요하다. 수입선 다변화제도의 점진적 철폐에 따라 앞으로 신가전 제품은 일본과 동시에 경쟁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개발초기에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광폭TV·디지털VCR 및 캠코더·디지털 버서타일 디스크 리코더(DVDR) 등차세대 가전제품에 대해 업계와 정부의 공동 육성전략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액정표시장치(LCD)와 차세대 전지·고선명(HD)TV용 부품·주문형 반도체(ASIC) 등 핵심부품에 대해선 정부가 적극적인 개발지원 정책을 펼쳐 對日의존도를 줄여나가야 한다.

기술개발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의 하나로 대학을 끌어들이는 유인제도를 구상해볼 필요가 있다. 즉 대학에 기본연구비를 주고 상품화했을 때이익의 일부를 사후에 제공하거나 선진국 대학과 합동으로 연구할 수 있도록하는 방안 등을 생각해볼 수 있다. 또 디자인과 모델을 소비자들의 욕구에맞춰 다양화하고 우리 특성에 맞는 제품개발을 위해 문화예술 분야의 전문가를 좀더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이와함께 가전산업의 국제경쟁력 제고를 위해선 현재의 제도와 환경 중 바꿔야 할 부분이 많다. 특별소비세 철폐와 소비자금융의 활성화 등이 대표적인 개선책이다.

해외투자에 따른 규제완화도 절대적으로 필요한 부분이다. 기업의 해외생산은 당연히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나 산업공동화를 유발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수출을 확대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가격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생산비 절감, 생산성 향상, 품질향상 등 세가지를 동시에 강구해야 할 것이다. 해외의 주요 시장에 대한 철저한 연구조사는 국제경쟁력 제고를 위한 필수조건이며 특히 일본기업의 전략과 활동을 면밀히 파악해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일본 가전산업이 시사하는 것들-산업연구원 박성택 실장>

일본 가전산업의 강점으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부품·소재와 같은 기반산업이 확고하게 뒷받침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은 2차대전중에 군사적 용도이기는 하지만 다양한 전자재료 및 부품의 연구개발에 몰두한데다 70년대오일쇼크 이후 부품업계의 적극적인 구조개편으로 경쟁력이 획기적으로 높아졌다. 이 과정에서 특히 부품전문 대기업의 등장은 세트업체에 대해 고기능의 핵심부품을 값싼 비용으로 조달할 수 있게했을 뿐 아니라 전자기기의 소형화를 가능케 하는 등 일본 가전업계의 경쟁력 강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이와함께 전자부품·반도체재료·반도체장비와 같은 부분품 또는 재료분야에 특화돼 있는 중소업계의 경우도 완제품 업체인 대기업과 긴밀한 협력거래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이는 일본 가전업계의 신제품 개발 및 조기양산에 크게 기여함은 물론 세계 전자부품시장을 석권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조립업체 중심으로 성장해온 한국 가전산업과는 근본적으로 차이를 보이고 있는부분이기도 하다.

일본 가전업체들은 또 관련 기술분야로의 적극적인 다각화와 수직적 통합을 이룸으로써 한 분야에서의 연구개발 결과가 다른 연구분야로 전파되는 속도가 빠르고 다양한 부문간 기술융합을 이뤄 신제품 개발 등에 큰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또 비공식적인 기술이전을 더 쉽게 함으로써 제품의 경쟁력을높이는 데 중요한 공헌을 하고 있다.

한국 가전업체들보다 훨씬 먼저 글로벌 전략을 추진해온 일본이 철저하게해외생산이 국내생산을 대체하지 않도록 차별화해온 점은 시사하는 부분이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