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특집] 근거리통신망..LAN장비 국산화전망

##무선LAN

무선LAN이 활성화되는 시기는 언제쯤일까.

전문가들에 따라 견해가 다를수 있지만 최근의 기술발전 속도와 전산환경을 감안할 때 97년께부터는 무선LAN이 활성화될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견해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의 무선LAN 시장 규모는 40억원 정도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2백%이상 신장, 1백억원대를 달성할 전망이다. 97년이면 성장폭은 더욱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무선LAN 시장이 이처럼 확대되고 있는 것은 무선LAN의 경우 기존의 유선LAN과 달리 배선작업이 필요없을 뿐 아니라 노트북PC 등 휴대용 컴퓨터의 등장으로 무선LAN 도입이 훨씬 용이해졌기 때문이다.

무선LAN의 근본적 결점이라고 할 수 있는 「대역폭의 한계」와 「표준화미비」 등 문제점 역시 점차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문제점들이 해결될 경우 무선LAN은 새로운 기술로 더욱 각광 받을전망이다.

사실 무선LAN 기술은 지난 80년대말에 처음으로 소개됐다. 당시 업계 전문가들은 케이블이 필요없는 무선LAN이 유선LAN을 대체할만한 획기적인 기술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유선LAN에 비해 초기투자비용은 비싸지만 추가비용이 필요치않아 가격경쟁력이 충분하다고 예측했다.

일부 전문기관들은 2~3년 내에 전세계적으로 8천억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러나 실제로 1세대 무선LAN은 예상처럼 바람을 일으키지는 못했다. 단순히 유선LAN의 보조수단으로 격하됐다.

이를 한 단계 발전시킨 2세대 무선LAN이 최근 선보이고 있는 제품들이다.

현재 출시되고 있는 제품들은 1세대 무선LAN에 비해 가격이 반 정도에 불과하며, 이동성과 전력 소모면에서 크게 개선됐다. 또 스프레드 스펙트럼이라는 안정적인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특히 주파수 대역폭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것은 상당한 기술적인 개가로 평가되고 있다.

무선LAN은 공공자원인 주파수를 사용하기 때문에 각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만 정식으로 사용할 수 있다.

다행히 각국 정부는 ISM(Industrial Scientific Medical)대역의 경우 최소의 제약만을 두고 허가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이에 따라 표준화위원회 및 네트워크 업계들이 ISM대역을 이용할 수 있는 제품의 개발 및 표준화 작업을 서두르게 됐다.

이에 따라 9백 제품보다 높은 대역인 2.5대의 장비 개발이 잇따르고 있으며, 올해말이면 이보다 훨씬 높은 주파수대역인 5.7 제품이 생산될 전망이다.

또한 무선LAN의 보급에 걸림돌로 작용해 왔던 전송속도도 1년안에 크게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LAN장비 업체인 스리콤은 내년 1월에 이더넷과 같은 데이터 접근방식인 CSMA/CD를 채용, 10를 지원할 수 있는 장비를 개발,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으며, 다른 업체들도 신제품을 내놓는다는 계획이어서 고성능 무선LAN 분야를둘러싼 업체들간 경쟁이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속도는 기존 무선LAN의 최고 전송속도가 2라는 점을 감안할 때 획기적인 성능향상이 아닐 수 없다.

유럽의 경우 현재 60의 주파수대역을 사용하고 전송속도 1백급의 제품을연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AN 분야에서 항상 골칫거리였던 표준화 문제 역시 쉽게 해결될 것으로 보여 무선LAN 시장 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

무선LAN 제품이 초기에 출시될 때는 이에 관한 표준이 전무했으나 각 국가들이 ISM대역을 허가하면서 표준화 관련 업무가 급진전되고 있다.

IEEE802.11위원회는 제품간 상호연동을 위해 표준화 작업을 진행중이며,무선LAN 업계로 구성된 WIN포럼은 서로 다른 업체의 제품이 동일 대역에 존재할 때 공유 효율을 공평하게 나눠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표준화 작업을추진중이다.

현재 국내에 공급되고 있는 무선LAN 제품은 대략 4종.

대림정보통신은 지난 94년부터 루슨트테크놀로지의 「웨이브랜」을 국내에공급해 왔다.

국내 시장의 6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이 제품은 2.4대를 사용하며, 전송속도는 2다.

루슨트테크놀로지는 내년에 성능을 크게 향상시킨 「웨이브랜」를 출시할예정이다.

미원정보기술은 올해부터 에어로넷의 「Airlan」을 판매하고 있다.

이 제품 역시 2.4대로 2를 지원한다.

한국IBM은 지난 95년 하반기에 뒤늦게 「와이어리스랜」의 형식검정을 마치고 본격적인 마케팅 활동에 들어갔다.

「와이어리스랜」은 2.4대역으로 전송속도는 1다.

삼미전산은 프록심社의 「레인지랜2」를 지난 94년부터 국내에 공급하고있다.

이 제품은 2.4의 대역폭과 1.6의 전송속도를 지원하고 있다.

홍중하이테크는 저콤의 「네트웨이브」를 공급하고 있다. 사용대역은 2.4,전송속도는 1.6다.

이들 무선LAN 공급업체들 외에도 레이컴·삼성전자 등 국내 업체들 역시자체 기술력으로 무선LAN 장비를 개발, 이달부터 본격 공급할 계획이다.

레이컴이 개발한 무선LAN 장비는 노트북PC용 외장형 PCMCIA카드와 이 제품을 기존 LAN에 연결하는 액세스포인트 등으로 주파수는 2.4대, 전송속도는 2다. 삼성전자 역시 비슷한 사양의 데스크톱용 카드를 국내에 공급하고 있다.

<이일주기자>

## LAN장비 국산화 전망

『LAN장비 국산화는 가능한가.』

국내 네트워크 업계에 화두처럼 던져진 이 물음에 전문가들은 선뜻 답하지못하고 있다.

물론 LAN장비 국산화에 대한 열정은 국내 네트워크 업체들이 공통으로 가지는 속성이다.

장비를 국산화함으로써 얻는 이익이 결코 작지 않기 때문이다.

그 이득으로는 먼저 기술종속의 탈피를 들 수 있다.

전문가들은 자체 기술력을 보유함으로써 외국 네트워크 업체들의 독단과담합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 국내 제품공급자(디스트리뷰터)는 외국업체와 일방적으로 불리한 계약을 맺지 않아도 된다.

소비자인 기업에 더 저렴한 가격으로 장비를 공급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장비 국산화의 빼놓을 수 없는 이점이다.

일반적으로 외국업체들의 장비가 국내에 수입될 때 많은 비용이 추가되며,이는 결국 소비자인 기업의 부담으로 남게 된다.

장비 국산화는 이러한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게 한다.

장비 국산화는 이밖에도 해외수출·유지보수의 편리·고용창출 등 여러 가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요건이 된다.

그런데도 관련업계가 장비 국산화에 대해 『할 수 있다』고 쉽게 대답할수 없는 것은 장비 국산화 작업이 그만큼 험난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를 뒤집어 보면 꼭 불가능하지만은 않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다. 네트워크 업계 관계자들은 실제로 어떤 「조건」이 충족됐을 때 장비 국산화는 결코 먼 얘기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아시스템의 신동주 사장은 그 조건의 첫째를 「국산제품 불신」으로부터끌어내고 있다.

그는 『장비를 개발해봐야 기업에서 찾지 않으니 누가 노력하겠느냐』며국산제품 불신풍조가 네트워크 업체들의 개발의지를 꺾는 주범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이 신뢰를 가지고 국산장비를 사용하고 장비개발 업체는 수익의 일정액을 또 다시 연구개발비에 투자하는 방식의 순환고리가 형성되면 장비 국산화는 금방 달성될 수 있다는 논리다.

여기에는 기업의 과감한 결단이 필수적이다.

신동주 사장은 이에 대해 『이것은 애국심에 호소하는 차원이 아니다』며『국산제품 사용이 처음에는 손해를 보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장비 국산화는결국 기업들의 수익을 증대시켜주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비 국산화를 가로막는 또하나의 장벽은 거액의 개발비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LAN카드에 들어가는 칩을 개발하는 데도 10억원 이상의 비용이 지출되며, 기간도 1년 이상 걸린다』며 장비 국산화의 어려움을토로한다.

그러나 그는 『물론 장비를 구성하는 반도체 등 핵심부품을 완전 국산화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며, 또 불필요하다』고 설명하며 『여기서 어디까지를 국산화의 범주에 포함시키느냐가 문제가 되지만 최소한 장비개발의 기획 및 설계 등을 포함, 제작공정의 70~80% 정도를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진정한 국산화를 이뤘다고 할 수 있다』고 말을 이었다.

이를 토대로 살펴보면 국산화의 몫은 중소기업이 아니라 대기업에 돌려져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있게 들린다.

대기업이 가격 경쟁력있는 제품을 대량생산하고 여기서 획득한 노하우를기술력이 뛰어난 중소업체들과 나눈다면 장비 국산화의 길이 그다지 험하지만은 않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인력부족과 기술미비 역시 장비 국산화의 장애요소로 꼽힌다.

물론 이것은 네트워크 분야에만 한정된 문제는 아니며, 전자산업 전반에걸쳐 해결해야 할 긴급과제다.

기업들은 전문인력의 대부분을 대학졸업자로 충원한다.

그러나 대학은 LAN분야에 대한 체계적인 지식과 기술을 보유한 고급인력을양성하지 못하고 있다.

쌍용정보통신의 박덕호 이사는 『전자계산학과 등 전자분야 관련학과가 있는 대학이 전국에 3백여개가 있으나 「통신」자가 들어가는 학과는 거의 없다』고 전문인력 부족의 원인을 대학교육에서 찾고 있다.

결국 인력부족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관련 학과의 신설 및 제도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현재 LAN장비 국산화를 위한 조건은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충족된 게 없다.

이같은 열악한 환경속에서 몇몇 기업만이 기술연구와 제품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삼성전자는 LAN카드·허브·라우터·LAN스위치 등 소규모 제품부터 대규모제품까지 일괄생산·공급체제를 갖추고 있다.

막대한 자금과 개발인력을 투자, 장비 국산화의 명맥을 유지하는 데 큰 몫을 담당하고 있다.

중소업체에 속하는 한아시스템은 프린터서버를 필두로 LAN카드·허브·라우터 등을 개발했거나 개발중이다. 국내 LAN업체로는 처음으로 중국에 진출,국산장비를 판매하고 있다.

이밖에 LG정보통신·쌍용정보통신 등도 라우터·LAN스위치·ATM스위치 등고성능 LAN장비의 개발에 땀을 흘리고 있다.

<이일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