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용 인쇄회로기판(PCB)의 핵심 원자재인 페이퍼 페놀원판 시장을 둘러싼 PCB원판(CCL)업체들의 경쟁이 갈수록 과열양상을 띠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페놀원판의 주 수요처인 단면PCB 시장의 계속되는침체와 두산전자·코오롱전자·신성기업 등 국내 페놀원판 3사의 잇따른 설비증설로 과열양상을 보이기 시작한 페이퍼 페놀원판 시장이 최근 외국 원판업체를 내세운 일부 세트업체들의 개입으로 위험수위로 향하고 있다.
그동안 가격인하 차원에서 대만 장춘·마쓰시타상해産 페놀원판 구매를 「권유」하는 차원에 그쳐왔던 일부 세트업체들이 최근에는 이들 업체의 제품을 정식구매 대상제품으로 지명, 단면PCB업체들이 본격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길을 터줌으로써 국내 CCL업계의 저가경쟁을 부채질하고 있다.
여기에 특히 올초 경북 김천공장 신설라인을 본격 가동한 코오롱전자와 익산공장의 준공을 앞둔 두산전자 간의 자존심을 건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는데다 최근에는 최대업체인 두산전자가 수출이 예상보다 부진함에 따라 코오롱의 공세에 적극적인 반격을 가하면서 내수시장 공략을 한층 강화하고 있는것도 한 몫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초 가격인상으로 장당 13.50달러를 웃돌던 페놀원판 공급가격이 최근엔 공식적 인하방침도 없이 떨어져 손익분기점을 위협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지난해 사상 최고의 매출과 순이익을 냈던 CCL업체들은 지난상반기에 전년동기 대비 10% 안팎의 매출감소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CCL업계의 한 관계자는 『세트업체들의 PCB구매가격 인하에서 비롯된 파장이 PCB-원판-동박 등으로 확산돼 충격을 덜어주는 산업용 에폭시원판 시장상황과 달리 페놀원판 시장은 세트업체들의 압력에 원판업체간의 과열경쟁까지 겹쳐 갈수록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CCL업계의 페놀원판 생산능력은 두산(2백만장)·코오롱(50만장)·신성(1백만장) 등 최대 월 3백50만장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나 수요는 이의 3분의 1 수준인 월 1백5만장 안팎에 불과해 해외수출의 물꼬가 터지지 않는 한 이같은 과당경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중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