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대우전자 정수기 방판 노림수 많다

올들어 잇따른 신규 참여로 정수기시장의 선점경쟁이 한층 가열되고 있는가운데 지난달 이 시장에 본격 가세한 대우전자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고있다.

대우전자의 정수기사업 참여는 지난해 동양매직·삼성전자가 참여한 후 예상된 것이었지만 「방문판매 전략」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있다. 지난해 말 대우전자의 정수기사업추진 실무팀에서 최종기획서를 작성, 최고경영층에 올리자 배순훈 회장을 비롯한 많은 임원들은 매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 이유는 현재 정수기가 중소업체품목이라는 점과 더군다나 조직이 산만하고 상당수 소비자들이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다단계식의 방문판매를택한다는 것이 매출기여라는 긍정적 효과보다는 가전 대기업으로서의 대우전자의 이미지를 실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대우전자가 이러한 우려를 무릅쓰고 방판전략을 택한것은 정수기사업을 통한 매출증대와 함께 그 이상의 노림수를 기대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볼 수있다.

물론 일차적으로 정수기를 구색상품 정도가 아닌 실질적인 매출기여를 기대할 수 있는 품목으로 육성하기 위해선 대리점 판매가 아닌 방판이 불가피하다고 인식한 것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 사실이다. 대우전자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정수기시장에 참여한 동양매직·삼성전자가 브랜드 인지도를내세워 대리점 판매를 택하고 가격파괴를 표방했지만 올해까지 기대했던 것만큼의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을 지켜보면서 방판영업을 구사해야 한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정수기 전문업체보다 상대적으로 우세한 브랜드 인지도와 물류·AS기반을 갖추고 있는 가전업체가 거대한 방판조직을 구축한다면 총체적인 경쟁력이 막강해질 것이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미 대우는 지난 6월 「(주)宇利정수기판매」라는 별도 법인체를 설립했으며 연말까지 전국적으로 7백여개의 사업본부를 구축할 계획이다.

대우전자는 이러한 방판을 통한 매출증대 효과를 자신하고 있다. 올 연말정수기매출을 3백억으로 잡고 있으며 전국적인 판매망이 구축되는 내년에는1천7백억원 상당의 실적을 올린다는 야침찬 계획이다. 이 목표가 예상대로달성된다면 정수기시장 점유율은 30%를 넘고 대우전자 내부적으로는 세탁기내수 매출규모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 된다.

그러나 거시적으로 볼 때 대우전자는 현재 1천개의 대리점과 3천5백여명에달하는 주부사원외에 향후 4천∼5천명 규모의 별도의 유통조직을 확보하는셈이 된다.

대우전자는 정수기의 보급률이 높아지면 정수기가격이 낮아지고 대리점 판매가 확산돼 방판조직의 효용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대우전자는 이 방판조직을 향후 정수기뿐만 아니라 대리점 판매가어려운 품목을 대상으로 고객 밀착형 판매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유통조직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대우전자의 방판시도는 정규전을 치르는 대리점외에 비정규전을 수행할 수있는 방판조직을 특수 게릴라부대로 확보, 유통시장 개방, 외국 방판업체의잇따른 진출 등으로 생존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다목적 카드로 활용하겠다는 의도를 담고 있다.

대우의 한 관계자는 『기존 방판 운영체계의 단점을 보완한다면 향후 방판의 가치는 매우 클 것』이라고 전망하고 『보다 체계적인 운영방안을 개발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유형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