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저항기 관련산업이 대만산과 중국산의 득세로 총체적 난국에 빠져들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만산 저항기가 본격 유입돼 국내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가운데 세라믹로드 등 저항기용 기초소재와 용접기·절삭기·도장기등 저항기 생산설비의 경우도 대만과 중국산 제품이 싼 가격과 품질을 바탕으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어 국산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저항기의 기초소재인 세라믹로드는 저항치가 8분의 1인 제품의 경우 국산이 개당 20전 정도인 데 비해 대만이나 중국산은 14전으로 20% 가량 싸 국내저항기업체들이 선호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대만과 중국산의 품질이 안정되면서 국내 저항기업체들이 앞다투어 이들 나라의 제품들을 구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W 이상 강전 세라믹로드의 경우도 중국산이 국산에 비해 30% 이상 싼 강점을 앞세워 이미 국내시장의 30% 가까이를 점유한 것으로 관련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국내 유일의 세라믹로드 공급업체인 유동기업의 한 관계자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대만과 중국산이 품질력에서 국산에 비해 많이 떨어졌으나 지금은내구성만 약간 떨어질 뿐 초기 저항치·내전압·가압가온 시험에서 국산제품과 동일한 성능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하고 『현재로서는 뾰족한 대책이 없어 고스란히 시장을 내줄 형편』이라고 우려했다.
웰딩기·커팅기·도장기 등 저항기 생산설비 분야에서도 대만업체인 광홍·정협 등의 제품이 뛰어난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생산라인에서 국산 설비들을 밀어내고 있다. 특히 저항기 생산의 최종라인인 도장기의 경우 분당 1천5백개의 저항기 도장능력을 갖춘 대만산이 본격 유입되면서 분당 1천∼1천2백개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국산제품들을 대체하고 있는 실정이다.
용접기·절삭기 등을 제조하고 있는 제일자동화기계의 한 관계자는 『일본업체들이 국내업체를 견제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대만업체들을 지원하면서 노하우를 제공하고 있는 반면 국내업체들은 일본산을 복제하는 수준에 그치고있어 대만산과의 기술격차는 더욱 커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권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