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분야에서는 우리가 최고다』
국내 중소 PC게임 개발업계에 전문화·차별화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최근들어 신생 중소개발사들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대기업들이 앞다퉈게임유통에 참여하면서 이전보다 배이상 많은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면서 그 만큼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다.
따라서 중소개발사들이 이처럼 치열한 경쟁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여러분야를 손대는 것보다는 한 분야를 집중 공략, 그 분야에서 실력을 인정받는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해외 유명 게임제작사들의 경우 벌써부터 이같은 특화전략을 통해 자신들만의 아성을 구축해가고 있다.
미국의 일렉트로닉 아츠(EA)사는 스포츠 시뮬레이션 게임의 대명사로 이분야에선 거의 독보적이다. 축구게임인 「FIFA시리즈」를 비롯해 농구게임의 결정판인 「NBA시리즈」·하키게임인 「NHL시리즈」 등 스포츠시리즈로 국내 마니아는 물론 전세계 게임마니아들을 사로잡고 있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오락영화를 바탕으로 게임화한 「인디아나 존스」로 유명한 루카스 아츠사는 대작 영화와 같은 스타일의 빅 타이틀만을 제작하는업체로 유명하다. 따라서 마니아들 사이엔 루카스 아츠의 작품하면 빅 타이틀이란 이미지가 굳혀져 있을 정도다.
이밖에도 시에라 온라인사는 어드벤처 게임의 독보적인 업체로, 엑세스사는 화려한 해상도와 사실감 있는 이미지 처리가 돋보이는 업체로, 오리진사는 우주를 배경으로 한 비행시뮬레이션 게임의 대명사로, 일본의 고에이사는「삼국지」시리즈로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의 개척자로, 아이디소프트는 3차원게임 열풍의 주인공으로 각각 게임마니아들에게 뚜렷한 이미지를 새겨놓고있다.
이처럼 해외 유명 게임제작사들이 차별화 전략을 통해 각각의 분야에서 명성을 쌓아가고 있는데 자극받은 국내 개발사들이 최근들어 장르 특화·제작기법의 차별화·틈새시장 공략 등의 특화전략을 통해 자신들만의 이미지 구축에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그동안은 경험과 기술도 없고 또 어떤 장르가 히트할 지 감을 잡을 수 없는 관계로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손을 댔지만 이제는 어느정도 경험도 쌓이고 나름대로 자신있는 분야를 찾았기 때문이다.
시엔아트와 패밀리프로덕션은 3D그래픽게임 전문업체로 국내에선 이름이꽤 알려져 있다. 이 분야에서 어느정도 자신감을 얻은 두 회사는 3D로 제작한 「바바리안」·「멘터사이드」와 「디지탈코드」·「피와키디2」를 각각앞세워 최근엔 동남아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 기대이상의 성과를 올리고 있다. 이들은 앞으로도 3D 그래픽 제작기술을 계속 발전시켜 이 분야의 최고자리에 올라설 계획이다.
트리거소프트와 엑스터시 엔터테인먼트는 국내 업체들이 취약한 시뮬레이션 분야에 도전, 시뮬레이션 게임전문업체로 점차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트리거소프트의 경우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인 「라스트레이버드」를 시작으로 최근엔 우리역사를 배경으로 한 리얼타임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인 「충무공전」을 출시, 마니아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은데 힘입어 현재는 「커맨드앤 퀀커」나 「워크래프트」와 당당히 맞설 수 있는 「패닉솔져」와 「충무공전」속편 제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비행시뮬레이션 게임인 「테이크백」으로 지난해 신소프트웨어 상품대상을수상하는등 이 분야에서 자심감을 얻은 엑스터시는 현재 후속작품인 「테이크백2」를 비롯해 육성시뮬레이션 게임인 「신혼일기」·경영시뮬레이션 게임인 「마이다스」등 각종 시뮬레이션 게임을 개발하고 나서 업계의 주목을받고 있다.
단비시스템과 밉스소프트웨어는 PC게임 업체들이 외면하고 있는 액션 아케이드 장르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만화를 소재로 제작한 액션 아케이드 게임인 「마이러브」로 실력을 인정받은 단비시스템은 현재 역시 인기만화인 「깍꿍」과 「뱀프 1/2」을 소재로 한 액션 아케이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천공천기」·「플라이 2020」등의 액션 아케이드 게임을앞세워 게임분야에 진출한 밉스소프트웨어도 새로운 형태의 액션 아케이드게임인 「캠퍼스 히어로」의 개발에 한창이다.
대부분의 게임개발사들이 어린이와 청소년을 겨냥한 게임개발에 몰두하고있는 가운데 애니콤 소프트웨어는 「블랙캣츠」·「서울2010」에 이어 최근누드잡지와 게임을 접목시킨 「핫윈드2」의 개발에 나서는 등 성인용 CD롬게임을 앞세워 틈새시장을 적극 공략,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밖에도 토속적인 배경과 캐릭터를 주로 활용하는 아크로스튜디오, 차세대 게임인 온라인머드게임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에스앤티온라인, 롤플레잉분야에 강세를보이고 있는 막고야·소프트트라이 등 요즘들어 많은 중소개발사들이 자사만의 영역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김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