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산업진흥회가 올해 예상되는 5백억달러 전자수출을 기념하기 위해 추진해 온 「세계화 유공자 포상」계획이 하반기들어 예상밖의 수출부진으로답보상태에 놓여 있다.
국내수출시장에서 「효자」역할을 톡톡히 해 온 반도체 수출이 올들어 가격하락 등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같은 추세는 하반기 들어서도 전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행사 준비 관계자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진흥회는 올 전자수출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표명해 왔다. 이미 95년 하반기부터 낙관론에 대해 경계하는 자세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의외로 불어닥친 엔고로 인해 지난해 수출은 전년대비 40.8% 증가한 4백35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보다 10.4% 포인트 증가한 의외의 성과였다.
그러나 올들어 상황은 확 바뀌었다. 잘 나가던 반도체가 가격하락으로 몸살을 앓자 이쪽저쪽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고 때아닌 엔저바람으로급기야 수출시장에 빨간등이 켜진 것이다.
문제는 올 수출목표인 5백억달러의 달성이 가능하느냐 하는 점이다. 무역협회는 이에대해 대단히 어두운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하반기 들어서도 우리나라 수출은 뒷걸음질 칠 것이란 것이다. 특히 전자수출은 오히려 전년동기대비 12% 감소한 2백57억달러 달성에 그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산업은행이 최근 발표한 자료도 결과는 엇비슷했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당초목표를 수정 제시한 2백70억달러의 수출목표 달성도 힘겨울 것이란 데이터를 내놓았다.
그러나 이같은 어두운 전망치에 반해 위안을 주는 대목도 없지않다. 미 메릴린치 증권에 따르면 대형 PC업체들의 재고가 거의 바닥이나 반도체경기는 3분기 들어서 호전될 것이라는 지적이 바로 그것이다. 행사를 준비하는진흥회측도 당초 목표인 5백20억달러의 달성은 어려울지 몰라도 5백10억달러에는 이르지 않겠느냐는 조심스런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같은 내용을 종합해 보면 대체로 올 수출은 4백80억∼4백90억달러 수준은 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그러나 상반기에 급피치를 올린 컬러TV·냉장고 등 가정용기기가 이를벌충하고 상대적으로 신장세를 보이고 있는 부품이 하반기에도 고군분투해주면 5백억달러 수출목표 달성도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게 진흥회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같은 기대는 단지 숫자놀음에 불과하고 더욱이 5백억달러의 전자수출목표를 달성했더라도 전체 수출목표가 크게 차질을 빚고 있는 마당에 전자산업에서만 성대한 자축행사를 벌일 수 있겠느냐는 지적도 없지 않다.
이 때문인지 진흥회측은 각사로부터 약 1백50여명의 유공자 후보를 추천받아 놓고도 이를 심사할 공적 추천위원회의 구성등을대책 미뤄놓고 있는실정이다.
산업계의 진작을 위해 훈포상 및 표창을 계획했던 진흥회의 「세계화 유공자 표상」계획은 이래저래 산업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모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