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어로 보는 컴퓨터 역사 13] 압축유틸리티

기가바이트급 하드디스크가 표준사양으로 자리잡은 현재는 압축유틸리티의필요성이 다소 줄어들었지만 MB당 비용이 높던 90년대 초반만하더라도 압축프로그램은 필수적이었다.

특히 사용시간과 비례하는 요금을 물어야하는 PC통신사용자에게 압축유틸리티는 더더욱 중요했다. 최근에는 2만8천8백bps급 고속 통신서비스가 실시되고 있지만 비례적으로 데이터 사이즈가 늘었기 때문에 현재까지도 압축유틸리티는 컴퓨터 사용자들의 필수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압축유틸리티는 1983년 허프만 코딩으로 개발된 SQ가 PC급 압축유틸리티의 최초다. 애플의 운영체계인 CP/M과 도스에서 작동할 수 있게 개발된소프트웨어로 압축률은 그다지 뛰어나지 않았지만 파일압축이 절실했던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소프트웨어였다.

대중적인 압축프로그램으로는 1985년 3월 SEA(System Enhancement Associates)에서 개발한 ARC가 유명했다. ARC는 LZW압축알고리즘을 채택해 압축률을 개선시킨 소프트웨어로 셰어웨어 형태로 PC통신망을 통해 급격하게 퍼져나갔다.

ARC가 발표된 직후 PKWare에서 PKARC를 발표했다. 이 소프트웨어는 ARC를 모델로 개발됐으며 압축률과 속도개선를 개선한 제품. 더불어 PKWare에서는 1988년 PKPAK/PKUNPAK를 잇따라 발표해 관심을 끌었다.

지금까지도 사용되고 있는 ZIP 포맷의 등장이 바로 이시기에 이루어졌다. SEA사와 PKWare사와의 저작권분쟁에서 PKWare가 arc라는 명칭을사용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었다.

PKWare사는 ZIP이라는 표준포맷을 만듦으로서 SEA사를 딪고 압축프로그램 개발사로서 더더욱 유명해지는 계기를 맞게된다. 사용자들이 SEA사의 저작권소송을 지졸한 대응으로 판단, 외면했기 때문이었다.

ZIP과 쌍벽을 이루고 있는 LHA는 1989년 일본의 수학자 하루야스 요시자키(Haruyasu Yosizaki)가 개발했다. 처음에는 LHARC라는 이름으로발표했으며 ZIP포맷보다도 10% 정도 높은 압축률을 제공했다.

1990년 재미 중국인 수학자 로버트 정(Robert Jung)은 ARJ를 발표해관심을 끌었다. 셰어웨어형태로 제공한 유틸리티로 다양한 옵션을 제공하면서도 뛰어난 압축률을 제공해 ZIP, LHA와 함께 3대 압축 유틸리티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파일을 압축하는 ZIP, LHA, ARJ와는 달리 하드디스크전체를 압축하는 디스크 압축 프로그램도 뒤를 이어 개발됐다. 최초의 디스크압축프로그램은 인포칩사의 「Expanz! Plus」. 이후 버티소프트(Verti Soft)의 Double Disk가 선보였으며 스택 일렉트로닉스(Stac Electronics)스태커, 애드스토어 (Addstor)의 Superstor가 90년대 초반에 등장했다.

<이규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