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케이블TV 방송은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공보처와 종합유선방송위원회·케이블TV협회 등 케이블TV 관련 주무부처를 비롯 업계가 다함께 노력한 결과 애초 계획대로 지난 6월18일 총시청가구수가 1백만가구를돌파했다.
이같은 시청가구수는 전체 시청대상 가구의 12.4%에 해당돼 올 연말까지 1백50만 시청가구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이와 함께 전송망설치 단자수도 4백12만6천여가구로 51.2%의 홈패스율을 보이고 있다〈도표 참조〉.6월30일 현재 총시청가구는 1백4만4백75가구, 컨버터 설치 가구는69만8천4백73가구로 최종 집계됐다.
또 채널별 프로그램 방영시간도 지난해 총 주간 방송시간은 1천1백83시간에 불과했으나 올 상반기에는 1백73% 증가한 주당 3천2백31.6시간(하루 4백61.8시간)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케이블TV 업계는 2차 지역 종합유선방송국(SO) 허가가 이뤄지지 않아 가입자가 크게 늘지않고 있는 실정이다. 분당·일산 등 수도권 신도시 및울산·군산·강릉 등 대도시 지역의 케이블TV 허가가 지연되고 있어서 올 하반기에도 대폭적인 증가 추세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 상반기중 방송관련 각종 정책은 한마디로 「오리무중」 상태였다. 방송기본법인 새 방송법 제정문제는 언제 입법될지 아직 아무도 알 수 없는 상태다. 이로 말미암아 통합방송위원회 설치문제를 비롯 위성방송 사업, 2차 지역SO 및 복수소유(MSO) 허용문제 등 케이블TV 관련정책과 기타 방송정책 등이 계속 표류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이번에 제정될 새 방송법은 여야 3당 총무간 협의끝에 기존의 국회문화체육공보위원회(위원장 이세기)가 아니라 제도개선 특별위원회에서 다루기로 결정됐다. 따라서 여야 동수로 구성된 제도개선 특위에서 새 방송법이통과되기 위해선 지난해보다 더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방송관련 시민단체인 방송개혁국민회의와 야 3당간의 통합방송법 공동입안 작업이 진행중이고, 특히 내년 대선을 앞두고 야당이 방송법 입법과정에서 공동전선을 펴는 동시에 이번에야말로 정부 여당측 안을 그대로 통과시키지 않겠다고 벼르고 있는 만큼 올 정기국회 회기말인 12월말까지 갈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이밖에도 새 방송법 제정 이전이라도 현행법 체제하에서 실행 가능한 각종방송정책이 표류하고 있다. MSO를 제외한 사업구역의 광역화와 2차 SO허가등은 현행법 체제에서 가능한 일임에도 전혀 진행되지 않고 있다. 또 지역채널의 활성화를 위한 SO의 취재·보도·논평 등의 허용문제도 당초 올 하반기부터 시행토록 하겠다던 공보처 장관의 수차례에 걸친 약속과는 달리 아직까지 시행되지 않고 있고, 언제부터 실시될 예정인지도 불분명한 상태다.
일단 공보처로서는 눈앞에 닥친 임시국회 대정부 질문과 상임위원회 출석,새 방송법(안) 마련을 위한 정보통신부 등 관련부처간의 협의, 2차 지역민방사업자 선정을 위한 준비, 올 가을 정기국회에 대비한 준비 등으로 이런 현안을 함께 다룰 여력이 없는 상태다.
하지만 방송계에서는 현재의 위성방송정책 실패사례에서 보듯이 더이상 방송정책이 표류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조영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