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이 인수한 해외유수의 전자업체들이 새로운 국산부품 수출선(수요처)으로 주목받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삼성전자·현대전자 등 대기업들은 최근1∼2년전 인수한 해외 주요 전자업체들의 경영권을 잇따라 장악하면서 이들기업에 대해 자체 또는 협력사들이 생산한 국산부품 공급을 늘리고 있어 부품업체들의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대기업들이 인수한 해외업체에 이처럼 국산부품 공급을 적극적으로 늘리고있는 것은 일단은 인수기업에 대한 막대한 투자를 최대한 보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업체들은 그동안 외국기업을 인수한 상태에서도 경영권을보장해줌으로써 이들에 대한 국산부품 공급이 활성화되지 못했으나 최근에는이들 기업의 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해 7월 미국 최대 가전업체인 제니스社를 인수한 LG전자는 지난해 11월 이 회사의 지분 56%를 확보, 경영권을 장악함에 따라 올 하반기부터는 LG전자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제니스에 부품공급을 적극 주선할 계획이다. LG는이를 위해 올 하반기 우선적으로 제니스에 부품을 공급할 업체로 삼영전자(콘덴서)·삼원금속(안테나)·한우공업사(판금물)·동연기전(데크프레스물)·싸니전기(수정진동자)·한국전자(반도체) 등 11개 협력업체를 선정했으며앞으로도 국산부품 공급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상반기중 미국의 유력 PC업체인 AST社를 인수하면서 양산 초기수준인 TFT LCD 등 자체 생산부품의 안정적인 공급선 확보를 주요 인수목적의 하나로 내세운 바 있다. 이 회사는 TFT LCD·D램·2.5인치 HDD 등을 주요 공급대상 부품으로 꼽고 있으나 아직까지 소량 공급에 그치고 있는데 최근 정상화 작업에 착수한 AST의 경영상태가 회복되는대로 부품 공급량도 대폭 늘릴 예정이다.
한편 현대전자도 올 초 HDD업체인 맥스터社의 경영권을 확보한 것을 계기로 최근 핵심부품인 미디어(하드디스크)사업에 진출한 데 이어 헤드사업 참여도 추진하는 등 맥스터를 주요 핵심부품 사업의 기반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