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TV 내수시장을 둘러싼 국내 TV업체들이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올해 국내 컬러TV시장의 규모가 줄어들 것이 확실시돼 TV업체들에게 돌아갈 몫은 적어지게 된다. 자기 몫을 늘리려는 업체들의 경쟁으로 TV시장은 가열될 수 밖에 없게 됐다.
TV시장 쟁탈전에 참여할 업체는 가전3사와 아남전자·필립스전자 등 모두5개. 여기에 소니와 마쓰시타 등 일본 TV회사도 북미와 동남아산 제품을 앞세워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
경쟁은 일단 29인치 TV시장에서 불이 붙을 전망이다. 올들어 29인치TV가대형TV시장의 주력으로 떠오르면서 업체마다 다양한 신제품을 내놓고 있기때문이다.
올해 예상되는 전체 컬러TV시장에서 29인치 TV가 차지하는 비중은 많게는30%에까지 이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수량으로는 65만대 안팎에 이르는 규모다.
그런데 예년과 달리 올해에는 TV업체마다 내세우고 있는 29인치 주력 제품은 다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력상품은 가로대 세로 화면비율을 키운 신규격 TV인 「명품플러스원」이며 LG전자는 편리성을 높인 「아트비젼골드」와 「PC통신TV」를간판 모델로 내세우고 있다.
지난해 멀티미디어 대응형인 「개벽 X5」를 내놓은 대우전자는 그 후속모델로 올 연말께 각종 첨단기능을 부가한 「개벽 X6」를 준비중이다.
아남전자와 필립스전자는 각각 기존의 「화왕」과 「뉴매치라인TV」를 유지하고 있는데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제품들 가운데 아무래도 관심이 집중되는 제품은 가장 최근에 나온 삼성전자의 「명품 플러스원」이다. 화면비율이 기존제품과 다르다는 점 말고도 이 제품은 영상이나 음향부분이 기존 제품보다 크게 개선된 것으로 평가돼 기존 TV시장 판도를 크게 뒤흔들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이 제품을올 연말까지 10만대 정도 판매한다는 목표다.
가전업계는 29인치TV시장의 판도 변화가 「명품 플러스원」의 판매 동향과적지않은 관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일본 컬러TV의 경우 높은 브랜드지명도에 비해 국산 제품보다 성능이 그리뛰어나지 않고 값도 여전히 비싸 당분간 시장판도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국산 제품의 판매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광폭TV시장을 둘러싼 경쟁도 점차 치열해질 전망이다.
위성방송서비스가 본격화되지 않아 수요는 아직 미약하지만 광폭TV에 대한소비자들의 관심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올해 광폭TV시장 규모는 애초 업계가 예상했던 12만대의 절반을 조금 웃도는 7만∼8만대 정도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지만 광폭TV의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해 TV업체마다 적극적인 판촉활동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 치열한 각축전이 예고되고 있다.
지금까지 광폭TV시장은 거의 가전3사의 독무대였지만 신규 참여한 아남전자와 기존 광폭TV를 개선한 신제품을 준비중인 필립스전자가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고가인 광폭TV시장의 특성상 수요층이 초기에는 고소득 상류계층에 집중되며 이들은 대체로 외산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일본 내셔널의 브라운관을 채용한 아남전자의 제품은 다양한 첨단디지털기능을 갖춰 가전3사의 기존 제품을 위협할 것으로 예상된다. 필립스전자의 광폭TV 신제품도 주사선수가 기존TV의 두배인 데다 디지털멀티스캔 등 첨단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에 맞서 가전3사는 제품 구색을 갖췄다는 장점과 아울러 한편 광폭TV에기존 4대3TV의 기능을 부가하는 신제품을 서둘러 내놓을 계획이다.
광폭TV시장을 둘러싼 업체들의 점유율 다툼은 제품 고급화 경쟁과 아울러 신제품 가격인하경쟁으로 번져갈 가능성이 있다. 소비자로선 느긋한 입장이다.
디지털위성방송수신TV시장도 점차 수요가 일기 시작할 것으로 보이지만 위성방송서비스의 미비로 올해에는 실제 구매보다는 소비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내년부터는 위성방송수신TV시장을 둘러싼 업체간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신화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