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특집] 컬러TV..TV3사 해외시장 개척

삼성전자는 지난 3월 「명품TV 제품발표회」를 가졌다.

이 발표회는 삼성이 그동안 중저급 브랜드 이미지를 씻어내기 위해 1년동안 세계 각국을 돌며 개최한 행사다.

지난해 3월 파나마를 시작으로 올해 3월 루마니아에 이르기까지 28개국에서 모두 30회가 열렸다. 참석자들은 주로 삼성전자 제품을 판매하는 딜러와현지 유력인사들이다.

삼성전자는 행사를 벌일 때마다 현지에서 집중적으로 광고판촉활동을 벌여현지에서 고급브랜드 이미지를 심는데 성공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 회사는이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올 하반기부터 TV신제품인 「명품 플러스원」를세계에 알리는 또다른 장정에 오를 예정이다.

「명품TV전시회」는 국내 가전3사의 최근 달라진 해외 컬러TV시장 전략을 그대로 보여준다.

가전3사는 그동안 컬러TV의 수출량을 늘리는 데에만 급급했다. 그렇지만해외시장에서 가격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출채산성은 날로 악화됐고 중저급브랜드라는 낙인은 이를 더욱 부채질했다.

부가가치가 높은 대형 및 고급 TV의 수출비중을 키우려는 가전3사로선 낮은 브랜드 지명도가 치명적인 약점이었던 것이다.

가전3사는 따라서 최근 해외 시장에서 자사 제품의 브랜드 지명도를 높이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삼성전자는 월드베스트전략이라는 이름 아래 명품TV를 해외시장에 내놓았고, LG전자는 중저급 이미지의 「골드스타」브랜드를 버렸다.

그동안 중저급 제품시장에 주력했던 대우전자도 최근 전략을 바꿔 점차 대형 및 고급TV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브랜드 지명도와 아울러 가전3사는 최근 해외공장의 대형TV 생산비중을 높이고 있다.

대우전자는 25인치이상 대형TV의 해외생산 비중을 지난해 16.5%에서 올해19.5%로 높여갈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5.6%에서 올해 10.7%로 높이고현재 89%수준인 자가브랜드 판매를 올해안으로 92%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LG전자도 지난해보다 5%포인트 정도 높인 10%를 대형TV의 생산에 집중할 방침이다.

가전3사는 특히 유럽과 북미지역의 공장에서만 생산했던 대형TV를 올해 미얀마·파키스탄·인도·필리핀 등지로 생산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브랜드에 대한 선입관이 적은 지역에 초기 시장부터 고급브랜드의 이미지를 심겠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해 가전3사는 각 권역별로 마련한 생산거점에 관련 핵심부품의생산과 세트조립에서 판매 및 사후관리까지 일괄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집중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영국과 멕시코를 비롯해 브라질·폴란드 등은 그 대표적인 거점지역이다.

가전3사는 현지 특성을 반영한 제품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중동지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LG전자의 「사운드맥스TV」는 현지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고출력을 선호하는 현지 소비자의 욕구를 잡아내 성공한경우다. LG전자는 이 제품의 음향출력을 높이는 한편 외관상으로도 스피커가 커보이도록 꾸며놓았다.

삼성전자가 미국시장을 겨냥해 최근 개발한 게임기 겸용 TV인 「GXTV」는본사의 연구개발팀과 멕시코 생산법인, 미국 현지의 판매법인이 합작해 만든현지 밀착형 제품이다. 이 제품은 판매가격이 기존의 동급 TV의 두배에 이르러 부가가치가 높다.

획기적인 제품으로 선진업체와의 브랜드 지명도 격차를 좁히고 해외시장을개척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가로대 세로 화면비율을 키운 신규격의 「명품 플러스원」을 개발했는데 올 하반기부터 이 제품을 해외 시장에도 출하, 본격적인 고급브랜드로 육성해나갈 방침이다. 대우전자는 아마(AMA)라는 새로운 디스플레이기술을 적용한 컬러TV신제품을 내년초에 내놓아 해외 고급 TV시장에서자사 제품의 차별화를 꾀한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가전3사는 이밖에 현지에 TV연구소와 디자인 연구소를 세워 현지 밀착형의고급 제품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경쟁력있는 거래처를 양성해 현지 유통력을강화해나갈 계획이다.

이처럼 브랜드이미지를 높이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가전3사의 최종 목표는 일본과 유럽 등 선진 회사 제품과 동등한 수준의 가격에 제품을 판매한다는 것이다.

가전업계 관계자들은 『가전3사의 이같은 전략이 성공을 거두려면 권역별로 진출한 TV공장 및 판매법인의 조기 정상화가 관건』이라면서 무엇보다 해외시장에서 외국산 제품과 당당히 겨뤄 이기려는 의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신화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