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미디어화가 급진전하면서 TV 역할에도 큰 변화가 일 것으로 전망된다.
TV는 그동안 방송국이 일방적으로 보내는 방송을 받아보는 수상기 구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런데 정보통신과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이제 TV는 양방향 매체로 바뀌고 있다.
윤상한 LG전자 TV연구소장은 TV가 앞으로 멀티미디어화하면서 나타날 TV의새로운 역할로 모두 네 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종합 가전정보단말기.
뉴스·주식·홈쇼핑·홈뱅킹 등 지금의 PC통신이나 인터넷이 제공하는 생활정보를 누구나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종합 정보단말기의 역할을 TV가 대신하게 된다는 것이다.
LG전자가 최근 내놓은 PC통신TV나 가전3사가 내년중 상품화를 목표로 하는인터넷TV 등은 그 초보적인 제품이다.
이를 위해서는 TV화면으로 문자정보를 빠르게 볼 수 있는 디스플레이기술이 필요한데 국내 디스플레이업체들은 화소간 간격(피치)을 기존 TV와 PC모니터의 중간급으로 한 브라운관을 이미 개발한 상태다.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와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 등으로 더욱 손쉽게 PC의 영역에 다가설 수 있다.
TV의 또다른 역할은 종합 가정용 엔터테인먼트 기기다.
이 역할은 지금의 TV에도 있는 것이지만 미래에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채용한 벽걸이TV 등 고화질의 대화면을 사용하는 게 달라진 점이다. 이를 통해사람들은 영화와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를 실감나게 즐길 수 있다.
대표적인 상품으로는 입체TV를 들 수 있다. 여기에 연결해 사용할 기기로는 DVD플레이어가 유력하다.
TV는 또 전송망과 연결돼 대화형 매체의 역할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전화망이나 광케이블망을 통해 시청자들은 정보를 받기만 하는 게 아니라 보낼 수 있고 화상전화 등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세계 유수의 업체마다 앞다퉈 개발중인 대화형(인터액티브)TV가 바로 이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TV는 이밖에 시청자가 원하는 대로 기능을 선택해 사용할 수 있는 단계로까지 발전될 전망이다.
이 TV는 지금처럼 한번 사면 기능을 바꿀 수 없는 TV가 아니라 시청자가기능을 다시 설정할 수 있다. 또 특정 음성에만 작동하는 등 TV시스템이 고도로 지능화돼 있다.
이의 초보적인 제품으로는 소비자가 TV의 기능을 모듈화한 회로기판을 바꿔 사용할 수 있는 모듈TV가 있는데 최근 선진국에서 상품화가 진행중이다.
또 음성인식TV 기술에 대한 국내외 TV업체들의 관심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그런데 묘한 것은 TV의 이같은 역할 증대와 함께 TV는 더이상 독립된 전자제품이 아니라 다른 전자제품의 보조장치로 전락하게 된다는 것이다. 방송신호를 수신해 화면에 재생시키는 TV 본연의 기능은 점차 디지털 세트톱박스등에 흡수되고 TV는 디스플레이장치만 남게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윤상한 소장은 『미래의 TV에는 멀리(Tele) 영상(Vision)을 보낸다는 TV라는 낱말이 사라지고 대신 다른 이름이 붙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화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