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용 기자
신나라레코드물류(이하 신나라)와 전국음반도매상연합회(이하 도협)간의대립에서 최대쟁점은 가격공제율이다.
신나라가 일괄적으로 15%의 공제율을 적용하고 있는 데에 대해,도협소속도매상들은 평균 5~10%를 적용하면서 "신나라의 공제율 수준을 도저히 맞출수 없다"며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특히 이들 도매상은 "물량에 관계없이 공제율을 일괄적용하겠다"는 신나라의 가격정책에 심한 반발을 하고 있다.
가격공제란 도매상과 소매상간의 물품 공급계약시에,해당 소매상이 현금이나단기어음으로 결제할 경우 물량의 많고 적음에 따라 도매상이 가격의 일정률(5~15%)을 공제해 주는 것.
그 효과는 가격할인과 같지만 거래자료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이는 양측 모두가 과세정상화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음반거래시에 관행으로여겨져 왔다.
결국 이번 사건은 양측이 내세우는 대의명분 이전에, 양성화되지 않은 도매공급 가격구조를 두고 벌어지는 설전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들에게 유리한유통질서를 통해 이익을 배가시키는 한편 국내 유통시장을 주도하려는 의도다.
이렇듯 양측간 마찰이 심화됨에 따라 향후 이번 사태가 음반시장 전체의분쟁으로 확산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국내 음반유통량의 거의 대부분을 수급시키고 있는 해당 도매상들의 입김에대해 음반기획.제작사를 비롯한 모든 소매상들이 어떠한 형태로든 전쟁에참여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9일 신나라에 의해서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된 업체들에는 (주)한국BMG뮤직, EMI, 워너뮤직코리아, 소니뮤직등 4개 직배사가 포함됐다.
이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통단계 축소, 과세정상화 등 "연못(음반유통)의 물을 흐리는 미꾸라지 사냥"에 나선 신나라의 의지에는 동조한다.
그러나 가격공제라는 방법자체가 양성화된 제도가 아닌 이상, 신나라가 스스로연못을 흐리는 미꾸라지로 전락할 위험도 있다며 양측간 협의를 통해 보다합리적이고 상호 협조적인 시장개혁안이 나오기를 소망했다.
타워레코드와 같은 외국 전문유통사의 지속적인 매장확산과 일부 제작사들의음반직판노력 등 새로운 음반 유통질서 등장 여명기에 선 도매상들의 옷갈아입기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