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국내 DVD 연내 상용화 가능할까

국내 가전업체들이 올해 안에 디지털 다기능 디스크(DVD) 플레이어를 상용화할 수 있을까.

하반기들어 세계 유수의 전자업체들 사이에 DVD플레이어의 상용화경쟁이불붙으면서 국내 업체들도 여기에 가세할 수 있을 지에 새삼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가전3사 등 국내 DVD업체들은 애초 올 10월께 DVD플레이어를 상품화할 계획이었다. 경쟁업체인 일본업체와 비슷한 시기에 상품을 내놓아 시장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겠다는 의지다.

그런데 이같은 계획에 상당한 차질을 줄 변수가 최근 잇따라 나타나고 있다.

DVD산업의 한 축인 미국 소프트워어업체들이 최근들어 DVD관련 지적재산권보호를 강화하고 있다. DVD타이틀이 국제적으로 불법으로 유통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지역에 따라 규격을 달리하는 DVD플레이어의 지역별 코드제를 도입하고 복제방지 장치를 의무적으로 장착할 것을 하드웨어 제조업체들에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마쓰시타·도시바·파나소닉·RCA 등 대부분 DVD플레이어 제조업체들은 이같은 요구를 받아들여 새 규격을 만들고 있다.

그런데 국내 가전 업체들은 이 새 규격에 대한 논의과정에서 배제돼 있다.

새 규격 관련정보에 대해 국내 업체들은 거의 백지 상태다. 이에따라 국내업체의 상용화 시점이 일본업체보다 훨신 늦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마이컴 수급문제도 국내 업체들의 DVD상용화 시점을 늦출 또 다른 변수다.

가전3사는 광픽업 등은 자체에서 조달할 수 있지만 마이컴 등 일부 핵심부품은 외국 부품업체로부터 공급받아야 한다. 그런데 지역별 코드의 도입과복제방지 장치의 장착 등으로 회로설계의 변경이 불가피해졌고 따라서 마이컴의 조달일정도 상당히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에서는 일본 업체들이 미국과 유럽의 비메모리반도체 업체들에 한국업체에로의 공급가격을 높게 책정하라고 요구한다는 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가전3사의 관계자들은 『일본업체들도 DVD시장의 조기 형성을바라고 있기 때문에 마이컴 공급가격 조작을 통해 한국업체를 견제한다는 소문은 잘못 전달된 것』이라면서도 부품조달이 지연돼 상용화시점 또한 늦어질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한 가전업체의 관계자는 『최근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일본업체와 동시에상용화하려는 국내업체들의 계획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올해안에 상용화하는 것도 일정이 빠듯하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국내 업체들은 시장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늦어도 올해말까지는 반드시 DVD플레이어를 상용화하겠다는 의지만은 굽히지 않고 있다.

〈신화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