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과학기술 혁신의 새로운 포석

강인구 연암공업전문대학 학장

지난 6월28일 세종연구소에서 개최한 「국가발전 전략과 과학기술 발전」에서도 많이 논의가 되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하기 위하여 여러분과의 평가를 받았는데 그 중 하나인 과학기술 분과에서 지적되고 권고된사항의 하나가 과학기술 개발을 위한 국가적 전략이 불명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종합조정 기능이 취약하다는 점이다.

과학기술의 중요성이 경제·환경·국방 등 여러 분야에서 인식됨에 따라이에 대한 투자도 각 부처에서 경쟁적으로 투입하고 있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고 또 앞으로도 투자가 더 증대되어야 하겠지만 이제 이 투자가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고 또 한편으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부담하는 연구개발비는 해를 거듭할수록 그 비중이 적어지고 있는 실정이므로 국가 전체로 본 과학기술 발전의 기본방향을 명확하게 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부 각 부처가 서로 협조하고 연계할 수 있는 틀이 마련되어야 한다.

다행히 이번에 과학기술처에서 마련하여 추진하고 있는 「과학기술 혁신을위한 특별법」에서 이런 장치를 구상하고 있다. 이 법에는 이밖에도 내가 보기에 서너가지 주목할 사항이 담겨 있다고 본다.

그 첫째는 중점 국가연구개발사업을 수행하면서 사업단의 개념을 도입한것은 잘 생각한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도 G7프로젝트의 기획과 평가에직접 참여하면서 결점을 보완하기 위한 방안으로 이를 느꼈던 적이 있다.

이제 정부 예산으로 수행되는 연구개발사업이 출연 연구기관의 전유물이아닌 이상 산·학·연이 함께 협동하여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장치를 마련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둘째는 기업의 기술개발 투자확대를 위한 조세 지원에 관한 사항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민간이 부담하는 연구개발비는 지난해 기준 86%에 이르고 있다. 한편 세계적인 추세로 보나 국내 동향으로 보나 모든 연구개발을기업 내부에서 진행하기보다 네트워크하거나 외부조달을 하는 것이 현재 우리가 처한 입장에서는 현명한 기술전략으로 판단하는 업체가 상당한 수에 이르고 있다.

또한 기술집약 산업은 매출액에 대비한 연구개발비가 상당히 고율적인 경우가 많다.

이 법에서 개선하고자 제안하고 있는 것은 기업의 기술투자를 장려하기 위하여 마련된 조세 지원제도가 이런 추세를 외면하고 획일적으로 정해진 것에대해서이다.

즉 기업이 기술개발 투자를 할 경우 그 투자의 일부를 소득세나 법인세에서 탕감해주는 제도가 시행되고 있는데 법인의 경우 과세표준의 12%는 꼭 내리는 최저한 세제도가 있어서 기술집약 기업에 대해서는 지원의 실효를 못거두고 있는데 이에 대한 예외조치를 제안하고 있다.

또한 기업이 과학기술 연구기관이나 과학기술 단체에 기부하는 경우 이를전액 손금 처리하도록 제안하고 있다. 특히 위탁연구비도 기부금으로 치부하고 있는 현행법으로 보아 마땅히 개선되어야 할 대목이다.

사실은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 비하면 이 조세 지원제도는 매우 미온적이라개인적으로는 불만족스러운 것이다.

끝으로 과학기술 문화의 창달과 관련한 것이다.

과학기술이 경제·사회 발전을 위하여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이야기는 모든 사람이 말로는 하면서 과학기술자가 아니면 의외로 과학기술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여 사이비 과학기술에 현혹되는 일을 많이 목격한다.

이제는 과학기술계가 왜 몰라 주느냐고 푸념만 할 때가 아니라 적극적으로대국민 홍보에 나서서 국민이 쉽게 이해하는 과학기술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에 대한 조치가 이 법에 마련되어 있는 것도 잘된 일로 보인다.

이번에 마련되고 있는 법이 각계의 의견을 종합하여 다듬어지겠지만 한편으로는 어느 특정 계층의 욕심에 차지 않는 부분도 있을 것이고 또 어느 특정 계층의 이해와 상반되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국적인 입장에서 현재보다는 진일보한 체제를 만드는 데는 큰 반대가 없을 것이다. 다만 법을 만든다고 해서 기술혁신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고 어디까지 이 법에 따라 운용하는 사람의 마음가짐에 따라 혁신이 일어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