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기업 유치 정보통신 경쟁력 강화를

올들어 무역수지 적자폭이 크게 확대되면서 수출 주력산업인 전자산업에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않게 나오고 있다. 반도체에 이어 가전도 엔저로인해 수출시장에서 흔들리는 양상을 보이는 등 전자산업이 총체적 위기에 빠져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같은 우리나라 전자산업과는 사뭇 다르게 우리와 경쟁관계에 있는대만과 싱가포르.홍콩 등 아시아 국가들은 엔저 등 주변여건과는 무관하게성장세를 거듭, 대조를 보여주고 있다.

유사한 국제 무역환경에서 한쪽은 기울고 또 한쪽은 여전히 바로 서 있다면이는 국제경쟁력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최근 전자산업이 이처럼 허덕이고 있는 것은 바로 국제경쟁력을 갖추지 못한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렇다면 산업의 국제경쟁력은 어디서 비롯되는가. 이는 산업을 이끌어가는미시적 처방보다 거시적 툴이 우선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 산업계의 일반적인시각이다. 앞서 언급한 경쟁 3국은 밖에서 보더라도 산업을 주도하는 거시적인 툴이 분명히 존재한다.

먼저 싱가포르의 경우를 보자. 올해 10%의 전자산업 성장률이 예상되고있는 싱가포르의 거시적 산업 툴은 외국인 투자유치다. 외국기업에 대해 차별조항이 있을 수 없고 외국인 고용에 대한 규제도 하지 않고 있다. 더욱이기술이전에 대한 제한도 없을 뿐 아니라 외국인의 지분 소유 제한도 없다. 외국기업으로서는 이만한 투자환경이 없는 셈이다. 싱가포르는 디스크드라이브의 세계 최대 생산국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대만은 잘 알려져 있듯이 중소기업 천국이다. 그러나 중소기업이 잘 되는이유가 따로 있다. 외국서 유학한 고급인력을 대거 유치, 철저히 사업화에주력하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대만은 이들의 사업화를 위해 아예 단지까지조성, 지원해 주고 있다. 최대 과학단지로 꼽히고 있는 신죽단지에는 아이템구상에서 상품화에 이르기까지를 모두 실현할 수 있는 실험시스템을 갖추고지원하고 있다. 결국 이들 개미군단들이 대만을 떠받치고 있는 것이다.

홍콩은 일찌감치 질보다는 가격경쟁력을 툴로 삼은 케이스다. 이에 따라생산의 90%를 중국에서 조달, 어느 가격대에서도 상대국을 이겨내며 성장하고있는 것이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 산업의 거시적인 툴을 묻는다면 대답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러나 외국인들은 한국산업에 대해 우수한 인력이 있으며 시장성이 높다는 점을 꼽고 있다. 경쟁국들이 갖추지 못한 환경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국제경쟁력에서 흔들리고 있는 것은 산업의 대증요법 정책이 난무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수출기반 확충을 위한 산업경쟁력 강화대책은 대표적인사후 약방문식의 대증요법으로 꼽히고 있다. 실천적 내용보다는 정책 남발의나열성에만 매달렸다는 인상을 주었기 때문이다.

전자산업의 패러다임이 가전에서 정보통신으로 급변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의 거시적인 툴 개발은 시급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이에 대해 전자업계는 외국기업 유치를 통한 정보통신에 역점을 두고 찾아야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예컨대 가전 및 부품의 제조기술을 외국기업으로부터습득, 산업화했듯이 정보통신을 수출산업화하기 위해서는 이들 외국기업의유치방안을 새롭게 제시하는 등 투자유치에 힘써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보통신기술은 독자사업화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외국인 투자유치의 노력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시장성이 높고 고급인력이 풍부하다는 점은 외국기업에는 매우 좋은 투자 환경으로 꼽힐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제경쟁력을 높이는 거시적인 툴은 대증요법이 아닌 일관된 산업정책에서비롯됨을 정책당국은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