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발 중소 PC게임 개발사를 주목하라」
올들어 대기업들이 경쟁적으로 PC게임 유통에 참여해 막강한 자본력을앞세워 해외에서 제작된 게임을 마구잡이로 수입하면서 국산 게임의 설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국내 PC게임 산업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국내 PC산업이 회생할 가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국내 개발사들의 게임개발 능력이 크게 향상된데다 최근들어 20∼30대의감각있는 개발자들이 주축이 된 신생 중소개발사들이 「한국 PC게임산업의부흥」을 외치며 시장에 앞다퉈 진출, 활력을 불어넣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얼마전까지만 해도 이름이 알려진 중소개발사는 20여개사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신규업체들의 대거 가세로 그 수가 배이상 늘었다.
이에 따라 중소게임 개발사들의 모임인 한국PC게임 개발사 연합회(KOGA)의 회원수도 10여개사에서 최근엔 30여개사로 크게 늘어나 왕성한 활동을펼치고 있다.
시장이 불황의 늪에 빠져 있는 가운데 이처럼 신규 업체들의 대거 가세로과열경쟁이 우려되는 면도 없지 않으나 국내 PC게임산업이 힘을 키우기 위해선 지금보다 더 많은 개발사들이 참여해 더 많은 국산 게임이 쏟아져 나와야 한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생각이다.
많은 업체들이 참여함으로써 경쟁이 치열해 지고 또 경쟁이 치열해질수록더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몇몇 신규업체들은 최근 독특한 게임제작기법으로 처녀작을 출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경쟁사들을긴장시키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신생 개발사들은 현재 자사의 첫 작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이들의 본격적인 활약상은 가을이후에나 지켜볼 수 있을 것으로예상되고 있다.
특히 한국정보문화센터 주최로 8월16일 개최될 「한국컴퓨터게임전」엔 30개 이상의 중소개발사들이 참가신청을 냈는데 이 전시회를 통해 많은 후발중소개발사들이 그동안 준비해온 작품들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LG하이미디어 게임학원 졸업생들이 주축이 돼 설립한 리틀풋소프트웨어는 첫 작품으로 게임개발에 경험이 많은 개발사들도 제작하기 힘든 전략시뮬레이션 장르에 도전, 업계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일몰」로 이름 붙여진이 작품은 한·일 가상 현대전을 배경으로 한 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스토리전개및 그래픽등이 「커맨드 앤 퀀커」와 견줄만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데 8월중 게임전시회를 통해 직접 확인해 볼 수 있다.
한라정보시스템은 12월 출시를 목표로 현재 윈도95 전용의 3차원 액션 아케이드 게임인 (가칭)「레드 튜울립」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회사가 주목받고 있는 것은 게임전문학원인 「게임스쿨」 출신들로 얼마전 RPG게임인 「운명의 길」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드래곤 플라이팀」이 이작품 개발에 전격 참여하고 있기 때문.
아크로 스튜디오는 가장 한국적인 게임으로 국내에서 보다는 해외에 먼저이름을 알리고 있는 신생 개발사. 최근 첫 작품인 슈팅게임 「바리온」을 개발, 미국·유럽·아시아 수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이 회사는 현재 단군신화를 배경으로 한국냄새가 물씬 나는 액션 아케이드 게임인 「천부인」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공급업체로 최근 게임시장에 진출한 진영테크놀러지도 중세풍의 SF슈팅게임인 (가제)「에이지 어브 드래곤」등을 앞세워 인터네트를 통한 해외시장공략에 적극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주목받고 있다. 이 회사는 또 3D 그래픽분야의 노하우를 적극 활용, 국내 최초의 3차원 어드벤처게임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액션 아케이드가 가미된 롤플레잉게임(RPG)인 「다크니스」를 개발한도트와 비트는 기존 RPG게임에서는 볼 수 없었던 멀티스트라이트라는 시스템을 적용해 캐릭터를 보다 다양하고 사실적으로 표현, 마니아들로부터 호평을 받은데 힘입어 현재 12월 출시를 목표로 속편제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밖에도 하이콤·비손텍·새론소프트등 많은 후발 중소게임개발사들이 올가을이후 새로운 형태의 많은 작품들을 출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