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가전 신3D

『가전의 3D업종은?』 『DVD·DVCR·DBS.』 최근 가전업계에서 떠도는 우스갯소리다. 특히 AV분야 제품 개발 관계자들 사이에 이 유행어를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다.

물론 세 품목은 본래 의미의 3D업종이 아니다. 다가오는 멀티미디어시대에서 각광받고 있는 차세대 가전제품으로 더럽다거나 위험하다라는 수식어와는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그런데도 세 품목을 3D업종에 빗댄 농담이 퍼지고 있는 것은 그만큼 이들품목을 상품화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어려움은 벤치마킹의 대상이 없다는 점이다.

국내 가전업체가 새 상품을 개발할 때 먼저 하는 일은 이미 나온 외국 선진 제품에 대한 분석이다. 세트를 분해하고 부품 모듈의 배열 등 내부 설계를 요모조모 살펴본 후 자사 제품을 상품화할 때 기초자료로 활용한다.

그런데 3D품목은 다른 가전제품과 달리 외국업체의 제품과 동시에 개발이이뤄지고 있다. 뜯어볼 제품이 없다.

국내 가전업체들은 회로설계에서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세 품목의 상품화전단계를 모두 혼자 힘으로 극복해야 할 수 밖에 없다.

그렇지만 3D품목은 디지털기술을 비롯해 지금까지 적용한 적인 없는 첨단기술을 요구하고 있어 관련 제품 개발자와 상품기획자들은 괴롭다.

SD품목에 대한 또다른 어려움은 관련 표준규격이 제대로 확정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DVD와 DVCR는 그 표준규격이 일본·미국·유럽 등의 선진 전자업체들의 손에 전적으로 맡겨져 있다. 국내 가전업체들은 그 과정에서 배제돼 의견 개진은커녕 정보수집 자체가 어렵고 또한 늦다.

DBS 수신TV의 경우 국내 표준규격만 만들면 되지만 관련기관 및 업체의 이해관계가 서로 엇갈려 표준규격의 확정에 혼선을 빚고 있다. 이에 대해 가전업계는 시험문제는 없이 백지만 받은 수험생에 비유하고 있다.

그렇지만 3D품목의 개발과 상품화에 대한 가전업체 관계자들의 의욕만은높다.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본부의 양대오 신상품기획과장은 『세 품목이 기존가전제품과 달리 상품화에 많은 난관이 도사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회사의 미래가 담긴 차세대 첨단 제품을 개발한다는 자부심 때문에 담당자들의 개발 의욕은 높다』고 말했다.

제품 담당자들은 정보 수집을 위해서 해외 지사는 물론 인터넷을 수시로드나들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신화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