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보처 관계자들이 밝힌 일련의 공식, 비공식 발언을 살펴볼 때 새 방송법초안중에 위성방송과 관련한 내용은 지난해 상정된 것과 많은 차이를 나타낼가능성이 높다.
가장 주목을 끌고있는 사항은 위성방송 사업자 선정이 이른 시일내에 이뤄질 것이라는 사실이다. 연초만 하더라도 공보처는 선진방송 5개년 계획에 의해 단계적 사업자 선정원칙을 고수할 의향을 비추었으나 최근에는 조기 사업자 허가로 방향을 선회했다.
지난달 말 방송법 제정을 위한 2차공개토론회에서 공보처는 이같은 점을강하게 시사했다. 2차공개토론회에 참석했던 공보처 관계자는 이날 발언을통해 『전문편성은 살리되 경쟁력있는 위성방송사업 운영을 위해 연합컨소시엄에 복수채널을 할당하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는 98년까지 무궁화위성의 6개 중계기 24개 채널 가운데 3개 중계기 12개 채널만을 단계적으로 사용하겠다는 종전의 입장이 크게 변한 것이다. 공보처의 이같은 방침변화는 위성방송 지연에 대한 악화된 여론이 크게 작용한것으로 파악된다.
단계적 사업자허가와 관련해서는 공보처는 교양·교육 등 수익성이 떨어지는채널의 경우 획기적인 변화가 없는 한 경영개선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고 있는 듯하다. 따라서 수익성이 떨어지는 채널의 경우 영화나 스포츠 등수익성이 높은 채널과 패키지화돼 사업자선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채널 허가수는 위성방송이 중계기별 전송이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할 때 최소 4개 채널 단위로 허가될 것으로 예상되며, 선정된 사업자의 경영도 마케팅에 입각한 경영을 유도할 공산이 짙다.
단계적 사업자 선정원칙은 MBC 등 지상파방송의 기득권 상실과, 케이블TVPP(프로그램 공급업자)의 부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단계적 사업자 선정에서는 MBC, SBS, EBS 등 기존 지상파에 대한 우선적 채널배분 가능성이 높았으나 공보처가 컨소시엄에 대한 복수채널 허가방식으로 선회함에 따라 지상파의 기득권은 이미 상실한 것으로 파악된다.
새 방송법 초안작업을 진행중인 공보처 관계자는 『케이블TV PP의 급격한부상을 감안할 때 지상파 방송사에 대한 우월적 지위인정은 있을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대기업, 신문사의 위성방송 진입에 대해서는 막을 이유가 없다는 게 공보처의 기본입장으로 파악된다. 공보처 관계자들은 『위성방송사업 운영이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데다 국제적인 마케팅 능력과 함께 멀티미디어에 대한체계적인 접근이 우선돼야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무조건적인 진입금지는 불가능하지 않는가』라고 반문하고 있어 이들의 위성방송 진출이 가능함을 시사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신문재벌과 재벌신문의 과열경쟁이 사회문제화되고 있어 재벌또는 신문의 다소간 제한이 예상되고 있다.
한국통신으로 대표되는 통신사업자의 위성방송진출 역시 여타 사업자들과동등선상에서 논의될 수 있으며 이에 대한 특혜는 있을 수 없다는 게 공보처의 기본입장으로 이해되고 있다.
최근 부상하고 있는 전광판 방송도 새 방송법에 포함될 것이 확실하다. 오인환 공보처 장관은 22일 국회답변을 통해 『중소도시나 은행에까지 설치되고 있는 전광판은 심각한 사회문제』라고 지적하며 『새 방송법에 이를 규제하는 조항을 넣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광판 방송외의 VOD 등 뉴미디어분야는 통합방송법에는 포함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방송과 통신은 상호 고유한 영역이 존재하고 있고 최근들어 통신부문의방송영역으로의 진입이 이뤄지고 있으나 이는 향후 다시 논의하면 된다』는공보처의 입장이어서 이번 통합방송법은 종합유선방송법(케이블TV), 방송법지상파), 위성방송, 전광판방송 등에 국한해 처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보인다.
<조시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