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업체들은 이미 타이틀의 세계화를 통해 시장을 넓히는 전략을 구사하는 가운데, 올들어 급속한 성장을 보이고 있는 국내 타이틀시장을 겨냥해 국내업체들과 제휴하는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진출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해도 국내 교육용 CD롬 타이틀시장에 에드막스·브라더번즈·러닝 컴퍼니 등 해외 유수의 타이틀 제작사들이 진출했다. 소프트키社와계약을 추진했던 관련업계의 한 실무자는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는 제휴를제안하는 외국 타이틀업체가 부쩍 늘고 있는 점에 비춰 해외 제작사들의 국내 진출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처럼 외국 타이틀업체들이 잇따라 국내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가운데 과연 이들 업체가 국내 타이틀시장을 어느 정도 잠식할 것인가에 관련업계의관심이 쏠리고 있다.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국내업체들은 조심스럽게 외국업체들의 행보를 주시하면서 이들 업체의 성공여부에 대해선 엇갈린 전망을 내리고 있는 상황.
일단 외국업체들이 국내시장에서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주장하고 있는 업체들은 그동안 국내 타이틀시장의 현황을 설득력있게 설명하고있다.
즉 게임소프트웨어는 수입제품이 국내시장의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반면, 교육용 타이틀의 경우 언어적인 문제와 문화적인 차이에서 오는 한계점때문에 대부분의 외국 타이틀이 별다른 힘을 못쓰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5월까지의 국내 교육용 타이틀시장의 출시현황을 보면 국내타이틀업체가 제작한 교육용 제품의 종류는 1백9편으로, 수입제품 65편(公倫심의 기준)에 비해 숫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판매순위를 보더라도 영국의 DK社로부터 수입해 솔빛조선미디어가 한글화한 「천재 매머드와 즐겁게 배우는 과학원리」와 아리수미디어가 직수입해서판매하고 있는 「리빙북 시리즈」 외에는 해외 타이틀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이유가 외국업체들의 진출이 실패할 것이라는 근거가 될 수 없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이번에 한글화하기로 결정된 타이틀들은 1편당 수억원의 제작비와 1년 이상의 개발기간이 걸려 전세계를 겨냥해 제작한 것으로, 국내 제작사들로부터도 교육효과와 기술력·그래픽 등 타이틀의 질에 대해서 높다는 평가를 얻고있는데다 유아나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문화적인 이질감도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외국업체들과 제휴하고 있는 업체의 한 관계자는 『이같은 내용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면 국내시장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측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궁극적으로 제품의 「한글화」와 「가격」이 앞으로의 성공여부를 좌우할 것이라고 타이틀업계의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지적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한글화한 이점을 찾기 위해서는 그래픽과 함께 타이틀의 큰몫을 차지하는 음성부분과 문자 등을 원작처럼 매끄럽게 처리해야 한다』면서 『이 비용 역시 만만치 않아 타이틀가격을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 타이틀 가격경쟁력을 갖추는 데에 문제점이 될 것』으로 설명한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브라더번즈社의 타이틀은 3만원대, 에드막스社와 소프트키社의 타이틀가격은 4만원대 이상으로 책정될 것으로 보여 국내 교육용타이틀의 평균가격인 1만∼2만원대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당분간은 고가 타이틀시장은 해외제품이, 저가시장은 국내 타이틀이 차지하는 이중구조를 띨 것으로 보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현재 고가 타이틀이 전체 타이틀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미미한 상태여서 국내 제작사에는 큰 피해가 없을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이들의 성공여부에 따라 국내 타이틀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높기때문에 많은 국내업체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 타이틀 제작업체의 한 관계자는 『질 높은 외국 타이틀의 유입으로 국내 타이틀시장을 성숙시켜 국내 타이틀 제작사의 제작의욕을 북돋우는 긍정적인 측면보다는 덤핑 등을 통해 국내시장을 잠식해나갈 경우 국내업체들에게 커다란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유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