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자업체들의 감산여파로 장비·재료업체들의 매출이 급감하는 등 주변산업이 위축되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소자업체들이 D램 공급과잉에 따른 감산 및 원가절감 차원에서 우선적으로 재고조절을 위한 납품시점 연기와 단가인하를 요구해옴에 따라 상당수의 장비·재료업체들이 매출감소 및 재고부담 등으로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장비업체들의 경우 반도체 3사의 신규 생산라인용 계약물량 가운데상당부분에 대해 시황을 이유로 당초 기한보다 3∼6개월 이상 연장시킨다는통보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장비업체의 한 관계자는 『신규 생산라인의 주력장비는 물론 기존 라인의 병목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보강장비의 인수마저 늦추고 있는데다10% 이상의 가격인하 압력까지 받고 있다』며 『소자업체들의 사정을 모르는바는 아니지만 이럴 경우 장비의 대당가격이 워낙 고가여서 올 매출계획을전면 수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재료업체들의 어려움은 한층 크다. 재고부담을 줄이려는 소자업체들이 대다수 재료의 수주량을 2개월 전부터 종전보다 10% 이상씩 줄여나가고 단가인하 압력도 전에 볼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일부 업체들은 어쩔 수 없이 공급가격을 인하했고 나머지 업체들도 대부분 가격인하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초까지만 해도 구득난으로 인해 가수요현상까지 보였던 웨이퍼의 경우종전에는 최고 두달 이상의 재고를 보유했던 소자업체들이 최근에는 보름정도로 재고보유 기간을 단축한다는 방침아래 발주량을 크게 줄이고 있는 형편이다.
재료업계의 한 관계자는 『감산에 따른 수요감소는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소자 원가비중 가운데 재료비 비중이 미미한 점에 비춰볼 때 단가인하 압력은 너무 심한 처사』라고 지적하며 『특히 불과 1∼2년전부터 대다수의 재료업체들이 대단위 신·증설을 해온터여서 그 타격은 훨씬 심각할 것』으로 우려했다.
반도체산업협회의 한 관계자는 『최근의 상황은 모처럼 국산화 열기가 불고 있는 장비·재료 등 주변산업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악재』라며 『소자·장비·재료 등 전 반도체업계가 좀 더 거시적으로 이 위기상황을 대처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경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