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시장 침체의 늪 허덕

가정자동화(HA)기기 관련업체들이 만성적인 정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94년말 기준으로 연간 1천억원 이상을 웃돌았던 HA기기 시장이 95년부터 줄어들기 시작, 올해엔 8백억∼9백억원 선으로 줄어든 뒤 확대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관련업체들이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업체들은 HA기기만으론 매출액 달성이 어렵다고 보고 시스템키친·CCTV 및 각종 주거용 전자제품들에 대한 영업에도 나서고 있으며 일부에선 신규시장 개척에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LG전자는 사업성이 떨어지는 분야에 대해서는 철수한다는 그룹방침아래 이미 HA사업을 포기했으며 대우전자와 일부 HA기기 전문업체들 역시 수주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HA기기 생산업체들간의 시장재편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HA기기 영업만으론 매출목표 달성에 어려움이 있다고 보고 기존 주택시장 공략 및 주택에 설치되는 각종 가전제품들에 대한 영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HA기기 영업과 동시에 식기건조기·CCTV·비데·정수기 등의 판매도 병행하고 있다.

또 이달부터 시스템키친 사업중 가구부문을 철수한 삼성전자는 가스오븐레인지·식기건조기 등 시스템키친용 붙박이 가전제품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전자는 올들어 대리점 관리에 주력하면서 CCTV 및 주택용 각종 전자기기들을 통합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와함께 현대전자는 HA기기를 설치하려는 기존 주택 및 주상 복합건물과같은 신규수요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이밖에 HA기기 전문업체인 한국통신·중앙전자공업 등의 업체들도 주택건설시장 정체로 수주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HA시장이 정체된 것은 건설시장의 침체가 가장 주요한 원인』이라며 『여기에 일부업체 제품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소비자들의 불신이 쌓인 것도 판매부진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