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전자타운 이색점포..청송컴퓨터

전자타운에 가면 「원앙」을 만난다. A동의 혼수 전문백화점 「엘리제」에서 혼수용품을 장만하고 B동 4층에 있는 청송컴퓨터에서 결혼 앨범을 CD롬으로 만든다.

청송컴퓨터(대표 김성나)는 기념사진을 CD롬 앨범으로 만드는 업체다. 주로 신혼사진과 색바랜 사진을 원상복구하는 일을 한다. 그것도 부부가 사장과 부장직을 맡아가며 금슬좋게 꾸려간다. 이곳이 전자타운에 찾아오면 두번째로 만나게 되는 「원앙」이다.

사장은 부인인 김성나씨(36)가 맡는다. 남편 김종환씨(36)는 부장이다. 김종환씨는 집에서는 가장이지만 이곳에만 나오면 꼼짝못하는 부하직원이다.

사장인 김성나씨는 맹렬여성이다. 상우회 부회장을 겸직하면서 남편을 부하로 둔 사장으로 하루하루가 바쁘다.

『컴퓨터 기술이 뛰어난 남편이 직접 일을 맡아하기 때문에 대외적인 활동은 제가 맡습니다. 능력이 뛰어나 사장이 된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는 일이고작 금전출납과 점포를 운영하는 것밖에 없어 할 수 없이 사장이 됐다』고김사장은 쑥스러워한다.

양 김씨가 부부로 인연을 맺게 된 것은 3년전. 10년여의 열애 끝에 결혼에성공했다. 사랑이 깊은 탓에 한시도 떨어져서는 살 수 없는 원앙이 됐다고주위사람들은 농담아닌 농담으로 부러워한다. 출근과 퇴근을 같이 하고 점포운영도 함께 논의한다.

남편인 김종환씨는 컴퓨터 엔지니어로 10년이 넘게 밥을 먹어온 베테랑.

결혼후 부인인 김성나씨가 남편의 재능으로 할 수 있는 자영업을 찾던중 이일을 택하게 됐다. 과묵한 성격으로 대외적인 일보다는 컴퓨터와 씨름하는일이 적격이라 과감히 사장직을 부인에게 내주었다.

『아직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진 않았으나 힘을 합쳐 노력하면 조만간 크게될 수 있을 것』이라고 김부장은 말한다.

CD롬 앨범은 사진 1백50장 기준으로 소비자가격이 10만원. 주문물량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사업전망은 밝은 편이다. 또 색바랜 옛날사진을 복원하려는 고객도 꾸준히 늘고 있다. 아직까지 CD롬 앨범사업만으론 정상영업을 할 수 없어 조립컴퓨터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지금 현재로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길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사업이 번창하면 비디오CD를 만들어보는 것이 이 사업을 하는 최대의 꿈』이라며 『자본력이 취약한 영세점포의 무기라면 남보다 한발 앞선 기술력』이라고 김부장은 말한다.

청송컴퓨터는 막내상가 전자타운의 마스코트가 될 수 있는 점포라고 주위사람들의 칭찬이 자자하다. 열성 아내와 묵직한 남편이 이끄는 「원앙점포」로 전자타운내에서는 더 잘 알려진 곳이다.

〈이경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