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은 국산 워드프로세서의 대명사로 간주될 만큼 컴퓨터 사용자들사이에서 잘 알려져 있다. 최초의 「한글」은 89년 4월에 발표된 「한글 1.0」으로 XT와 AT가 컴퓨터가 주종을 이루던 시기에 컴퓨터 보급의 촉진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출시되자마자 워드프로세서의 왕좌에 단숨에 오른 이후 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한글」은 베스트셀러로 소프트웨어 업계의 황제로 군림하고 있다. 전국 5백만 컴퓨터 사용자 가운데 「한글」을 사용해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이다. 또 예나 지금이나 컴퓨터 학원에서는 『컴퓨터를 배우려면 「한글」을 먼저 익혀야 한다』고 할 정도로 한글은 컴퓨터 초보자의 필수 과목으로까지 꼽히고 있다.
「한글」은 95년 3월 이후 도스용과 윈도용으로 나뉘어 출시되고 있다. 현재 도스용은 「한글 3.0」, 윈도용은 「한글 3.0b」가 출시돼 있는데 이중윈도용 「한글 3.0b」는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을 대표하는 제품으로 가장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지난 해 10월 출시 이후 올 상반기까지 판매된수량은 리테일 판매와 번들 판매를 합쳐 약 29만 카피이다. 응용 프로그램단일 품목으로 따져 본다면 경이적인 판매기록이다. 올 상반기 동안에 판매된 수량만도 약 21만 카피로 금액으로 환산하면 98억원에 이른다.
「한글 3.0b」가 사용자들로부터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것은 「윈도 3.1」과 「윈도우 95」를 동시에 지원할 뿐 아니라 인터넷의 HTML 문서 입출력 기능을 내장하고 있으며 자체 그리기 기능, 빠른 교정 기능, 한영자동전환 기능 등 문서 편집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각종 기능이 추가됐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인터넷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워드프로세서를 이용해 별도의 추가 과정을 거치지 않고 HTML 문서를 손쉽게 만들 수 있다는 점으로 인해 많은 사용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또한 문서작성시 글자입력과 동시에틀린 단어를 자동으로 고쳐주는 빠른 교정기능과 한글로 입력해야 할 것을영문으로 입력했을 경우 이를 자동으로 감지해 한글로 변환해주는 한영자동전환 기능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국내 컴퓨터 사용환경에 맞는 갖가지 기능으로 무장된 한글의 인기는 「한글 3.0b」로 끝날 것 같지는 않다. 이달 말엔 자신이 작성한 문서를 프리젠테이션 형식으로 볼 수 있고 인터넷 기능과 표편집 기능이 대폭 강화된 「한글 96」이 출시될 예정이어서 또 한번의 「한글 세몰이」가 기대되고 있다.
<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