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야생의 풀을 맛있고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겠습니다.』
이것은 북한이 최근 내보낸 관영방송 내용으로서 북한의 식량사정이 얼마나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는지를 단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북한의 식량난은 지난해 8월 홍수로 인해 농경지가 황폐해지면서 비롯됐다.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우리나라는 적지 않은 쌀을 북에 가져다 주었고 세계 여러나라들이 북한에 구호의 손길을 보냈지만 북한의 식량난은 해소될 기미를 보이기는커녕 더욱 악화되고 있는 것 같다. 어른들은 먹을 것을 찾아산으로 헤매지만 많은 어린이들이 유엔이 권고하는 칼로리 섭취량에 훨씬 못미치고 있다. 근착 「타임」誌는 이러한 북한의 실상을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
그렇지만 북한의 식량난은 여러 가지 문제들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다. 북한 경제는 지난 6년 동안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하면서 근래들어서는 완전히혼돈상태에 빠졌다. 공장가동률은 낮고 외환이 고갈됐으며 삼림은 먹을 것과바꾸기 위해 벌채되고 있다.
만약 북한이 경제적으로 완전히 붕괴돼 남북 통일이 이루어진다면 한반도는 매우 어려운 상황을 맞을 것이라는 게 북한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통일이 되면 북한주민을 구제하기 위해서 첫해(2000년 기준)에 국내총생산(GDP)의 60%에 해당하는 4백80조원을 쏟아부어야 되며 그 경우 남한의 국민소득은 그전에 비해 최소한 30% 줄어들 것이라고 한다.
평화적인 통일은 오랜 민족의 염원이지만 북한 경제가 완전히 붕괴된 상태에서의 통일은 한반도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것은 틀림없다.
최근 LG전자가 북한에서 조립 생산한 컬러TV가 국내에 반입돼 시판되고 있다. 이 북한산 TV는 북의 동포들이 주린 배를 움켜쥐고 만든 것만 같아 여러모로 감회가 새롭다. 기왕이면 이번에 반입한 북한산 TV가 잘 팔려 장기적으로 남북 경협을 트는 물꼬로 작용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