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우리나라 전자산업의 중추핵으로 불릴 만큼 세운상가의 역할은 대단했지만 현재는 규모나 내용면에서 크게 위축돼 있다. 이 위축된 상가분위기를 되살려 전성기 시절만큼은 아니더라도 그 건재함을 보여주겠다는 것이 이강전 공평과세협의회장의 목표다.
『간혹 아직도 세운상가가 영업을 하느냐고 묻는 사람이 있어요. 그럴 때마다 제 나름대로는 세운상가의 건재함을 역설해 보지만 제 혼자힘으로 될일은 아니죠. 그래서 상가전체가 참여하는 갖가지 홍보행사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지난 가을엔 약 2백30여 매장의 참여한 가운데 「고객감사 상품기획전」을열었다. 그때 전제품이 개장 몇 시간 만에 동날 정도로 고객들로부터 큰 인기를 모았다.
할인행사뿐 아니라 온 국민이 공감할 만한 캠페인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독도문제로 반일감정이 고조되던 작년 9월엔 「일본담배 추방캠페인」도 추진했다.
이 회장은 고객 유치도 중요하지만 한번 매장을 찾은 고객은 친절하고 질좋은 서비스로 평생고객으로 남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서는 상인들이 먼저 거듭나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래서 이 회장은 상가 전체상인들이 참여하는 체육대회나 야유회는 반드시 결의대회와 연계시키는 열성도 보이고 있다.
고객불만에 대해서는 상인 개인이 아닌 협의회가 적극 나서 처리하기 위해협의회 안에는 「소비자불만 고발센터」가 설치돼 있다. 자칫 매장 하나가상가 전체의 이미지를 흐릴 우려가 있어 협의회가 발벗고 나선 것이다.
얼마 전에는 전 매장이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위성방송시스템을 도입했다. 그만큼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선 매장 전시에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는판단에서다.
『상가 건물이 오래돼 내부장식은 물론 디스플레이에도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이젠 고객들에게 생동감 있는 화상을 제공할 수 있다는 데서 매장 운영자와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현재 협의회에서 수신된 위성방송은 케이블을 통해 전 매장으로 보내지고있다. 첨단 멀티미디어 장비를 취급하는 전문상가가 구태의연한 모습을 간직해 왔던 불균형을 이제부터는 조금씩 고쳐갈 수 있을 것으로 이 회장은 기대하고 있다.
<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