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세운상가 이색점포-원컴퓨터

「차별화된 제품으로 독창적인 영역을 확보한다」

종로 세운상가 4층 원컴퓨터(대표 김상원)는 남들이 하지 않는 특이한 컴퓨터카드로 14년이 넘게 자리를 지켜왔다. 원컴퓨터가 취급하는 품목은 공장자동화(FA)관련 카드. 컴퓨터하면 일반 데스크톱 PC나 노트북PC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원컴퓨터는 산업용컴퓨터의 제어용 FA관련 카드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이다.

FA카드는 전문적 기술을 요한다. 그래서 이 업체는 컴퓨터카드 판매업체라기보다는 컴퓨터 컨설팅업체라는 표현이 적합하다. 공장의 상황에 따라 적합한 카드를 골라 세팅을 해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업체의 김사장은 컴퓨터카드에 관한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기술영업을 위주로 하기 때문에 자긍심도 크다.

원컴퓨터가 주력품목으로 취급하는 카드는 통신카드와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신호로 바꿔주는 AD/DA카드이다. 일반 통신용 카드를 비롯 전문 통신카드까지 전 품목을 취급한다. 또 AD/DA카드는 제어용카드로 온도의 변화를 감지해 에어컨 등을 자동으로 온오프시키는 제품이다. 일종의 감지센서와 같은역할을 하는 카드이다.

용산전자상가에서도 FA카드를 취급하는 업체는 없다. 그만큼 특이한 부류의 제품이고 고도의 기술을 요하기 때문에 누구도 이 사업을 시작하려고 엄두를 못낸다. 그러나 수요는 지속적이다. 공장자동화가 점차 확산되고 있는상황에서 앞으로 이사업은 비전 있는 사업으로 꼽히고 있다. 요즘 일반 PC처럼 호·불황을 크게 타지도 않는다. 필요한 산업체에서는 어차피 써야할 제품이기 때문이다.

이 업체 김사장은 컴퓨터카드에 관한한 베테랑이다. 82년 컴퓨터가 뭔지도몰라 구청에서 사업자등록조차 머뭇거릴때부터 김사장은 이 일을 시작했다. 엔지니어의 고집으로 자금의 여유가 생길때마다 제품개발에 돌입했고 그동안여러제품을 개발했지만 대메이커의 앞선 기술과 자금력에 번번이 쓴잔을 들이켰다.

『기술을 바탕으로 한 영업은 결코 죽지않습니다. 기초기술이 차곡차곡 쌓여 큰 제품을 만들듯 수년간 쌓아온 노하우가 하루아침에 무너질리 있겠습니까』 옛 영화가 사라진 세운상가를 묵묵히 지키고 있는 노병 김사장은 결코살지지 않는 신화를 이루겠다고 오늘도 전문서적을 넘기고 있다.

<이경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