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이동전화의 새로운 기술로 각광받고 있는 코드분할다중접속(CDMA)기술이 특허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제소에 따라 美 특허청이 이에 대한 재심사에 착수한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이번 소송의 대리인인 「안토넬, 테리, 스타웃&크라우스 법률사무소」가 국제우편으로 보내온 자료에 따르면「익명의 제소자들이 지난 4월 미국 특허청에 제소한 CDMA셀룰러 이동전화 관련 특허재심사 요구가 6월17일자로 받아들여져 재심사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이 법률사무소는 『우리가 새롭게 제시한 선행기술을 바탕으로 美 특허청이 퀄컴社의 특허 여부를 재심사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美 특허청이 재심사키로 한 기술은 퀄컴社가 지난 92년4월 특허를획득한 「CDMA 셀룰러 전화시스템에서의 신호파형 생성방법 및 체계」(특허번호 5,103,459)에 관한 것이다.
이들 제소자들은 소장에서 「퀄컴이 특허를 획득한 기술은 CDMA분야에서는널리 알려진 기술들, 예를 들어 주파수 다중화를 위한 월시함수, 주파수확산(스프레드 스펙트럼)방식 무선통신시스템에서의 PN신호 등 일반적인 기술들을 결합한 것에 불과해 특허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증거물로는 재미과학자 이종삼 박사(메릴랜드 소재 JSLA社 대표)가 지난 73년 4월 자신이 재직하고 있던 워싱턴 소재 美 가톨릭대학에서 열린 학술심포지엄에서 발표한 「수직다중화를 위한 월시함수의 디지털화」 논문등이 제시됐다.
제소자들은 이번 제소에서 퀄컴의 특허권과 관련, 22개 항목에 걸쳐 특허무효를 주장하고 있는데 에러보정기술, 신호전파의 아날로그 변조, 음성디코더(보코더) 등 퀄컴이 보유한 특허기술이 대부분 일반적이라는 주장이다.
퀄컴社의 CDMA 셀룰러 이동전화 기술이 특허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이같은 주장이 美 특허청의 재심사 결과 받아들여질 경우 막대한 기술사용료를지불하고 관련기술을 도입한 국내업체들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CDMA기술사용을 위해 퀄컴社에 지불한 금액은 한국전자통신연구소가 공동개발 투자비로 지불한 1천6백95만 달러와 LG정보통신·삼성전자·현대전자·맥슨전자 등 시스템 및 단말기 제조업체들이 지불한 기술사용료를 포함해 5천만 달러에 달하고 있다.
CDMA기술을 국내에 들여온 한국전자통신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학술심포지엄에서 발표된 논문을 특허출원에 이용한 것이 사실로 증명된다면 퀄컴의특허권이 무효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고, 『이같은 경우 기술도입 기술사용료를 돌려받을 수 있는 조항이 기술도입 계약서상에 명시돼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박사의 소송대리인인 법률사무소측은 『수개월 내에 이에 대한 판정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상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