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21C 유망중소기업을 찾아서 (12);호진산업

주로 고주파를 사용하는 휴대형 정보통신기기의 급부상은 내부 핵심부품의변화와 함께 외관(하우징)의 질적 변혁을 재촉하고 있다. 개인용 가전제품(個電) 개념의 이동통신 단말기의 등장으로 보다 가볍고 견고하며, 특히 표면이 미려한 새로운 재질의 하우징 개발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엔 전자제품의 유해전자파에 대한 규제가 갈수록 강화돼 하우징이 기기의 마지막전자파 차폐용 수단(필터링)으로서도 중요성이 새삼 부각되고 있다. 이 때문에 무전해도금·도전성 플라스틱·니켈도장·진공증착 등 전자파 흡수 및 차단을 위한 각종 특수 표면처리기술이 각광을 받고 있다. 인천 남동공단 소재플라스틱 하우징 전문업체인 호진산업(대표 김순택)은 바로 하우징에 대한세트업계의 인식전환으로 주목을 끌고 있는 대표적인 업체. 지난 82년 설립돼 주로 대우전자의 플라스틱 성형제품을 생산해온 이 회사는 94년 당시 표면처리공법중 전자파 차폐효과가 가장 탁월한 무전해 도금기술을 국내 처음으로 개발, 현재 이 분야의 독보적인 업체로 자리잡았다.

무전해 도금기술은 도전성 플라스틱·진공증착 등 경쟁공법에 비해 기술적으로 어렵고 공정이 까다로워 가격은 비싸지만 전자파 차폐효과가 가장 뛰어나고 안정적인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이를 바탕으로 이 회사는 삼성·대우·삼보·현대·LG 등의 노트북PC를 비롯, 핸드폰(삼성 등)·금전등록기·게임기(LG)·무선LAN 카드류 등 대기업들의 각종 이동통신 단말기용 하우징을도맡아 생산하고 있다.

기초재료인 플라스틱 수지관련 10여년의 노하우에다 폴리카보네이트(PC)등 특수 재질분야에서의 이 회사의 독보적인 도금기술이 접목된 이 공법은무전해 동·무전해 니켈 등 여러 종류의 도금공정을 비롯해 약 50여개 공정을 수반하는 첨단 표면처리기법이다. 때문에 국내는 아예 경쟁업체가 없고세계적으로도 일본 요시노덴카, 대만 쿵화, 싱가포르 왓슨, 홍콩 펜타곤 등몇안되는 업체만이 상용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현재 노트북PC 기준으로 월 1백만대의 하우징을 제조할 수 있는약 3백만㎠의 무전해 도금설비를 확보, 국내 관련업체에 공급량을 늘리고 있다. 김순택 사장(51)은 『무전해 도금은 차폐효과가 크고 각종 기계적·물리적 특성이 뛰어나며 외관이 수려해 이동통신기기용으로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한다』며 『선진국의 전자파내성 규제와 휴대폰의 전자파 유해론 고조 등으로 향후에도 큰 폭의 수요증가가 기대된다』고 말한다.

호진산업은 이에 따라 세계시장 공략의 방편으로 지난 94년 UL인증을 취득한 데 이어 최근엔 연말 획득을 목표로 ISO9002 인증을 적극 추진중이다. 또무전해 도금을 비롯한 이 회사가 보유한 특수 도금기술과 관련, 3건의 국내특허와 6건의 신규특허를 출원중이며 향후 각종 세계특허까지 추진, 해외시장 개척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지난해 일반 플라스틱 성형품과 도장인쇄·자동차부품용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도금 등을 포함해 약 1백억원의 매출을 거둔 이 회사는 올해부터 노트북PC와 휴대폰을 시작으로 무전해 도금을 적용한 하우징 수주가 본격화돼 전년대비 50% 이상 늘어난 1백55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현재 대표적인 3D업종인 중소 도금업체로는 보기 드물게 순수 R&D인력만도7명을 확보하고 있는 호진산업은 유리섬유·나일론·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등통신용 전자제품 하우징 및 자동차용 부품에 사용되는 특수재질의 도금기술등 앞으로도 계속 21세기형 표면처리 기술개발을 선도해 나간다는 청사진을하나하나 실천해나갈 계획이다.

〈이중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