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매출액이 겨우 1백억원 남짓한 국내 한 중소 PCB업체가 세계적인 연성PCB(FPC)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경기도 군포공단에 위치한 FPC전문메이커 세일물산(대표 원우연)이 바로 화제의 주인공.
규모는 작지만 국내 FPC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이 회사는 최근 과감한 설비증설을 단행하는 한편 공격적인 해외마케팅과 다각적인해외진출을 통해 세계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 세일물산의 FPC생산능력은 월 5만장 수준. 실제 생산량은 월 1만장대에 불과하나 적어도 생산능력면에선 일본의 멕트론·스미토모·소니 등 세계적인 FPC업체와 어깨를 당당히 겨룰만하다. 1년전만 해도 월 1만장에 그쳤지만 지난해 전체 매출액의 약 30%선인 25억여원의 설비투자를 단행, 최근 공장을 확장하고 생산능력을 5배가량 늘린 것.
FPC에 관한한 품질력도 이미 세계적인 수준이라는 게 자체평가다. 원우연사장은 『양면 및 다층화되고 있는 PCB업계의 추세와 달리 FPC단면에 기술력을 집중, 단면만큼은 세계 초일류업체인 일본 멕트론도 부럽지 않다』며 『일본내 주 거래처의 내부평가에서도 이미 품질력이 입증된 상태』라고 주장하고 있다.
세일물산의 다음 목표는 적극적인 세계화를 통한 다국적 생산기반 구축이다. 최근 중국천진에 FPC후가공 공장을 설립했으며 추가로 홍콩에 현지법인설립 진행중이다. 또 국내에서는 경기 반월공단이나 인근에 대규모의 주력생산기지를 확보한다는 장기적인 포부도 갖고 있다.
일반적으로 리지드(경성)PCB와 달리 FPC분야는 일본의 독무대다. 특히 우리나라는 역사가 짧고 관련세트시장이 좁아 몇몇 소규모업체가 명맥을 유지했다. 그러나 최근엔 카메라·OA기기·컴퓨터 주변기기·정보통신기기·자동차 등으로 FPC시장이 확대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세일물산에 거는 업계의기대가 큰 것도 바로 국내 FPC산업의 「앞날」과 무관치 않은 듯하다.
〈이중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