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LG전자 LCD 이관 시기와 배경

삼성전자와 함께 TFT LCD사업을 21세기 전략상품으로 육성하겠다던 LG전자가 이 사업을 그룹계열사인 LG반도체로 조만간 이관할 방침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LG전자는 이달초에 실시한 조직개편에서 TFT LCD사업부문 SBU장이던 김선동 부사장을 최수택 전무로 교체하는 등 TFT LCD사업부문을 LG반도체로 이관할 준비를 끝마쳤으며 이미 현업부서에서는 관련업무보고를 LG반도체에 하고있을만큼 내부적으로는 사업이관이 이루어진 셈이다.

TFT LCD사업부문 고위관계자들조차 『우리는 이제 LG전자 사람이 아니다』라고 공언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LG전자의 TFT LCD사업부문의 LG반도체이관은 공식적인 절차만 남아있을 뿐이다.

LG전자는 TFT LCD사업부문을 언제 LG반도체에 공식적으로 넘길 것인지에대한 발표를 하지 않고 있지만 내·외부 관계자들은 적어도 올 연말이나 내년 초일 것으로 보고 있다.

TFT LCD사업부문이 형식적으로는 LG전자에, 실질적으로는 LG반도체에 속하는 애매한 상황이 오래 계속돼서는 도움이 안된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고 그렇다고 9월 이전에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LG반도체는 9월 중순에 상장할 만반의 준비를 끝마친 상태라 이제와서 LG전자의 TFT LCD사업을 이관받을 수 없는 처지다.

따라서 LG전자의 TFT LCD사업부문은 LG반도체가 9월 중순 상장이 되고 올연말이나 내년 초에 증시에서 객관적인 주가가 결정되면 이를 기준으로 해매각과 인수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LG전자가 차세대 주력품목으로 선정해 의욕적인 투자를 감행하던 TFT LCD사업을 LG반도체로 이관하는 배경은 무엇일까.

한마디로 LG전자가 TFT LCD사업을 지속할 수 있는 여력이 없기 때문이라는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사실 LG전자의 TFT LCD사업 이관설은 연초부터 심심찮게 흘러나왔다. TFT LCD는 2000년까지 대규모 자금을 쏟아부어야하는 사업이나 LG전자는 브라운관 이외에는 뚜렷이 수익을 올리고 있는 품목을 보유하고 있지못해 투자자금을 감당해내지 못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더욱이 LG전자는 가전부문에도 방대한 투자를 계속, TFT LCD분야의 투자자금동원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LG전자는 이와 관련, 「모르는 사실」이라고 부인하면서도 그룹에서 결정을 내린다며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점과 반도체와 TFT LCD사업을 묶는 것이 시너지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견해를 피력, 이같은 추측을 더욱 부채질해왔다.

이같은 상황에서 지난해까지 D램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려 투자자금 동원력에서 LG전자를 능가하는 데다 기술적 연계성까지 보유하고 있는 LG반도체로TFT LCD사업을 이관하는 것은 단지 시간문제였던 셈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LG그룹내에서 전자부문의 모체라고 할 수 있는 LG전자가 차세대 황금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는 TFT LCD를 선뜻 LG반도체로 넘겨주는데 대해서는 의아해하는 사람들이 적지않다.

사정이야 어떻든 삼성전자가 반도체·통신부문까지 통합해 세계시장에서대형업체로 발돋움하고 있으며 그 위상을 십분 활용해 세계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는 반면 국내 전자업계의 대부격이던 LG전자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