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롬 드라이브 업계가 12배속 제품까지 생산한 후 디지털다기능디스크(DVD)로 전환한다는 당초 제품전략을 전면 수정, 내년 말까지 20배속 및 24배속까지 계속 생산할 계획이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삼성전자·태일정밀 등 국내 CD롬 드라이브 생산업체들은 올해 말에 12배속 제품을 발표한 후 97년에도 16배속 및 20배속, 24배속 등 후속제품을 계속 출시해 당분간 CD롬 드라이브 사업을 포기하지 않고 DVD사업과 병행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CD롬드라이브 생산업체는 당초 올 4·4분기에 10배속 및 12배속 제품을 생산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이를 단종하고 광기억장치 생산라인을 DVD롬드라이브로 전환시킬 계획이었으나 최근 사업계획을 전면 수정한 것이다.
LG전자(대표 구자홍)는 올해 10배속 모델까지 생산한 후 연말경 DVD롬 드라이브를 출시해 자연스럽게 CD롬 드라이브 시장을 흡수한다는 전략을 추진해 왔지만 최근 제품전략을 전격 수정, DVD와 CD롬 드라이브 제품을 향후 1년간 병행 판매할 방침이다.
LG전자는 당분간 CD롬 드라이브와 DVD롬 드라이브 시장이 각기 별개로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내년 하반기에 20배속 CD롬 드라이브를 출시한후 4·4분기부터 DVD시장과 통합한다는 마케팅 전략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대표 김광호)는 DVD롬 드라이브 시장이 당초 기대보다 6개월가량늦게 형성될 것이라고 자체 분석하고, 오는 4·4분기중 DVD 제품을 출시한이후에도 CD롬 드라이브 생산체제를 내년말까지 그대로 유지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올 10월경 12배속 제품을 출시한 후 내년초 16배속 제품을 양산하고 연말께는 하드디스크 처리속도와 맞먹는 24배속 고속 광기억장치를생산할 계획이며, 내년 하반기부터 영업비중을 CD롬에서 DVD로 옮겨간다는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이달말 10배속 제품 양산에 돌입할 예정인 태일정밀(대표 정강환)도 올해말 12배속 제품을 마지막으로 CD롬 드라이브 생산을 전면 중단하고 DVD로 전환한다는 당초 전략을 전면 수정해 내년 말까지 후속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태일은 LG와 삼성 등 경쟁사들이 DVD 출현에 대비해 신중한 대응태세를 보임에 따라 제품계획을 전격 수정, 내년 3월 DVD드라이브를 출시하는 것과 별도로 97년 4·4분기까지 16배속 및 20배속, 24배속 제품 등 후속 CD롬 드라이브 신모델을 양산할 방침이다.
이들 업체가 최근 CD롬 드라이브와 DVD사업을 병행하기로 제품전략을 수정한 것은 DVD 기술로열티와 복제방지장치 등 시장확대에 걸림돌로 작용해 제품가격이 내년 상반기까지 30만원대 이하로 떨어지기가 힘든 데다 10배속까지만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던 CD롬 드라이브의 속도경쟁도 24배속까지 계속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남일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