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기흥공장에는 「따조」를 모으는 사람들이 있다. 어린이들에게는이미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과자속 「따조」모으기에 웬 어른들이 「난리」냐고 묻는 사람이 있다면 삼성전자 기흥공장 직원이 아니다.
기흥공장 동아리 RCY(회장 정경석 유틸리티환경그룹) 회원들은 저마다열심히 모은 따조를 가지고 1주일에 한번 정문 휴게실에 모인다. 그들의 따조모으기는 RCY가 지난 92년부터 찾아온 정신지체아 수용시설 「우주」를위한 것이다.
정신지체아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이 따조이고 그것을 받아들고 한주일 동안 지낸온 이런저런 이야기 꽃을 피우는 것도 즐겁다. RCY회원들의 「나눔의 삶」은 그래서 보람있고 항상 밝은 웃음이 있다.
삼성전자 기흥공장 RCY동호회는 지난 87년에 생겨났다. 초기에는 회원전부가 여사원이었다. 89년부터 남자들에게도 문호를 개방(?)했지만 지금도전체 회원의 70%가 여사원이란다.
이들은 매주 토요일 두팀으로 나뉘어 「길을 떠난다」. 한 팀은 용인에 있는 「우주」로 가 청소·목욕시키기·주방돕기 등의 활동을 하고, 다른 팀은오갈 데 없는 노인들의 수용시설인 「섬김의 집」에서 말벗이 돼주거나 시설보수 등에 「값진 땀」을 쏟는다.
RCY회원들은 「봉사활동을 한다」는 생각보다 「장애인들과의 만남을통해 다른 사람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들은 우주에 있는 청각장애자들을 위해 수화를 배우는 것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 6월부터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에 수화기초교실을 개설하기도 했다.
이들은 동호회 활동을 한다는 핑계로 부서일을 소홀히 한다는 평을 받는것을 제일 싫어 한다. 바쁘고 정신없는 일상 속에서도 부서일을 잘하는 사람이 동호회 일도 잘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증명하기 위해 회사내에서도 가장일을 열심히 하는 회원들이다.
<이 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