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거의 모든 PC에는 미국 인텔社의 마이크로프로세서(MPU)가 탑재되어 있다. 세계시장에서 「사실상의 표준」이 된 것이다. 또美넷스케이프 커뮤니케이션즈社의 인터넷 브라우저인 「넷스케이프 내비게이터」도 빠른 속도로 확산돼 업계표준의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그리고 소니·도시바를 비롯한 일본 가전업체들은 두 진영으로 갈라져서차세대 기록매체인 디지털 다기능 디스크(DVD)를 개발, 표준화를 위해 각축전을 벌이다가 결국 서로 규격을 통일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시장질서는개별기업의 노력과 경쟁를 통해 형성되고 있다.
그러나 개별기업의 노력만으로는 자사기술을 국제표준화할 수 없는 것이있다.
그것은 ISO(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나 IEC(International Electrotechnical Commission)와 같이 국제표준기구가 정한 표준으로 이는 어느 한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광범위한 산업분야에 걸쳐 적용된다. 따라서 우리가 국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세계경제의 주역으로 부상하기위해서는 이들 국제기구에 적극 참여 해야 한다.
국제기구가 정한 표준규격도 선진국들의 기업이나 정부가 작용해서 정해진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제 선진국들이 정해 놓은 규격을 이용만 할 것이아니라 KS규격의 선진화와 국제화를 통해 국제표준화 활동을 적극 펴야 할때가 온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제표준화 전문가를 양성해국제기구에 많이 참여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미국·영국·독일·프랑스·일본 등 선진국들은 ISO와 IEC의 기술위훤회와분과위원회의 간사국이 되어 자국의 이익을 대변할 뿐 아니라 외국의 규격에대한 활동 및 정책을 파악하고 그에 대한 대책을 세워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기술위원회에서는 단 하나의 간사국 위치를 차지하지 못하고 있음은 물론 분과위원회 중에서도 반도체소자 분야에서만 겨우 간사국으로 지정되어 있는 실정이다. 더구나 우리가 주역을 맡아야 할 APEC에서 조차도 일본·호주·싱가포르 등 3국 주도로 산업표준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국제화·세계화를 부르짖고 있는 우리의 낯이 뜨거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