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유통업체들은 연일 섭씨 30도를 웃도는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면서 에어컨을 사려는 「지각 수요」가 크게 늘어나자 물량확보에 부심하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삼성전자·대우전자 등 가전업체들은 이미에어컨 생산량을 소화, 올 에어컨 장사를 일찌감치 마무리했으나 지난달 말부터 무더운 날씨와 함께 열대야현상이 연일 지속되면서 일선 유통점에 에어컨 구매여부를 묻는 소비자들의 전화가 쇄도하자 각 유통점들은 가전업체에추가주문을 내는 등 막바지 에어컨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예년 같으면 장마가 끝나면서 에어컨 수요도 주춤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37∼38도를 오르내리는 불볕더위에다 열대야현상까지 일어나면서각 매장의 재고가 이미 오래전에 바닥나는 등 에어컨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어려운 실정이다.
당초 가전업체들은 상당수 대형 대리점들이 예년보다 많은 물량을 확보해유통재고로 인한 자금회전 등의 부담을 안을 것으로 걱정했으나 갑자기 몰아닥친 「지각수요」로 일부 유통업체들은 호황을 만끽하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에 있는 LG전자 금성파라대리점의 경우 올해 1천5백대의 룸·패키지 에어컨을 주문, 3백여대의 물량이 남아 있었으나 근래들어하루 40∼50대씩 판매되면서 2∼3종의 비인기 패키지 제품을 제외한 대부분의 모델이 바닥난 상태이다.
강서구 화곡동의 삼성전자 점보랜드대리점도 지난 6월말 2백여대의 에어컨을 추가로 주문, 장마전까지 상당량의 재고가 쌓여 있었으나 지난달 말부터하루에 20∼30대가 판매되면서 제품이 없어 고정고객들의 구입요청에 제대로대응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용산 전자랜드를 비롯한 전자상가에도 매장별로 하루에 2∼3대씩의 에어컨이 팔려나가고 수십통 이상의 제품구매 가능여부 전화가 걸려오고 있으나 재고제품이 별로 없어 제품 판매 및 설치가 용이하지 않은 상태이다.
이같이 수도권지역의 대형 유통점들이 상당량의 유통재고를 확보해 짭짤한재미를 보고 있는 것과는 달리, 자본력이 약한 일부 소형점과 지방 대리점들은 에어컨 확보가 여의치 않아 최근 밀려드는 에어컨 수요를 잡지 못하고 안타까워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전업체들이 올해 에어컨 생산량을 지난해에 비해30% 정도 늘려 예년과 같은 품귀현상이 사라질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7월 중순까지는 일부 대리점에 유통재고가 쌓여 무이자 할부판매를 실시하는등 에어컨재고 소진이 우려됐다』며 『그러나 계속되는 무더위와 열대야로에어컨 수요가 뒤늦게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이제는 재고가 없어 고민』이라고 밝혔다.
〈원 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