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자재 분리발주 의무화로 중소기업 "숨통"

최근 정부가 건설공사에 소요되는 설비자재중 중소기업 지원대상품목은 분리발주하도록 의무화함에 따라 전기·기계 등 관련 중소업계의 단체 수의계약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7일 한국전기공업협동조합·한국승강기조합·한국기계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달 초 공공기관이 건설공사를 발주할때 중소기업 대상품목은분리발주하도록 의무화함에 따라 불황을 겪고 있는 중소업계가 조금이나마숨통이 트이게 됐다.

그동안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 따라 중소기업 지원대상품목은 분리발주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공공기관이분리발주하면 공사관리 및 하자보수, 그리고 계약상 애로사항이 있다며 일괄발주해 왔다. 따라서 수주능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은 일괄수주를 받은 대형건설업체로부터 하도급을 받게돼 저가납품 압력과 납품대금 지연 등의 어려움을 겪어왔던 것.

전기공업협동조합의 경우 지난해 단체수의계약은 3천3백억원으로 전체 대상품목액의 30% 정도에 그쳤으나 올해엔 분리발주 의무화로 5천억원 이상의실적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용희 전기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그동안 분리발주는 잘 지켜지지 않았으나 이번에 의무화됨에 따라 해당품목 업체들에 다소 도움이 될 것』이라고말하고 『공공기관의 협조여부에 따라 중소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인지의 여부가 가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승강기조합도 지난해 3‘4분기에만 10억원의 단체수의 계약실적을 기록했는데 올해엔 40여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화물용 엘리베이터에 대한 분리발주가 늘어날 경우 이보다 훨씬 상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승강기조합은 주택공사가 발주하는 공사의 경우 인화물용 엘리베이터는 단체수의계약을하도록 돼 있으나 분리발주가 되지 않고 있어 그동안 주택공사측에 분리발주하도록 요구해 왔다.

한편 설비자재의 단체수의계약 대상품목은 산업용 세탁기를 비롯해 공기조화기·항온항습기·냉동시스템 등 기계공업협동조합 관련 41개품목과 개폐기·배전반·발전기·무정전전원장치 등 전기공업협동조합 관련 10개품목 등이다. 또 누전차단기나 계장제어반 등 중소기업간 경쟁대상품목도 해당된다.

〈박영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