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년간 공급부족 사태를 빚었던 세계 브라운관시장이 올들어 갑작스런 공급과잉 현상을 보여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치열한 경쟁상대인 한·일업체간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한햇동안 세계적으로 약 1천8백만개의 브라운관이 남아돌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공급초과 물량이 대부분 대형제품에집중돼 중소형 비중이 높은 국내 브라운관업체들은 적정 재고수준을 유지하는 등 아직까지 호조를 누리고 있는 반면 대형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일본업체들은 과잉재고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상반기까지 컬러TV용 브라운관(CPT)은 6천2백만개가 생산됐으나 수요는 5천7백60만개에 그쳐 4백40만개의 공급초과가 빚어진 가운데 이중 25인치이상 대형 및 와이드TV용 브라운관이 2백70만개로 61.4%나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중소형 제품은 총 4천2백40만개가 생산된 가운데 재고량은 1백70만개로 4% 정도의 적정 재고수준을 보였으나 대형 및 와이드용 제품은 생산량대비 재고비중이 무려 17.5%에 달했다.
컬러모니터용 브라운관(CDT)도 상반기동안 3천3백67만개가 공급됐으나 수요는 3천47만개에 그쳐 총 3백20만개가 공급과잉된 가운데 17인치 이상 대형제품이 1백86만개로 전체 재고의 58.3%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상반기동안총생산량이 8백42만개에 불과한 17인치 이상 대형 CDT는 생산량대비 재고비중이 무려 22.1%에 달했으며 국내업계의 생산비중이 높은 14인치와 15인치 CDT는 2천5백25만개가 생산된 가운데 1백33만개가 재고로 남아 재고비중이 5.
3%에 불과했다.
이처럼 브라운관시장에서 중소형과 대형간의 현격한 수급불균형으로 국내업계의 경우 세계 최대 브라운관 생산업체인 삼성전관은 지난 6월말 현재 7일분에 해당하는 재고를, LG전자도 9일치의 생산량을 재고로 각각 안고 있어적정재고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일본업계의 경우 히타치가 18일치, 마쓰시타와 도시바가 각각 11일치에 해당하는 과잉재고를 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