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환경친화적 경영

인류의 역사는 패러다임 변화의 연속이다. 종착역에서는 모두가 내려 다음목적지를 향해 출발하는 것과 같이 연속하여 변화하는 패러다임에 능동적으로 적응해야만 역사의 낙오자가 되지 않는다. 패러다임 변화에 적응한 집단은 번영했으나 그렇지 못한 집단은 쇠락의 길로 접어들 수밖에 없었다.

최근들어 환경보호 문제가 전세계적으로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환경문제가 주요 이슈로 대두되고 있는 것은 생태계 파괴문제를 더 이상 방치하면 인류의 발전은 물론 생존마저도 중대한 위협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환경보전운동은 생태계의 파괴 및 오염이 기존 성장위주의 전략으로인해 발생된 문제로 인식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의 필요성을 강력히 제기하고있다.

「엔트로피(Entropy) 이론」이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에너지는 질서있는 것과 무질서한 것으로 구분되는데 질서있는 에너지는 무질서한 에너지로 바뀌려는 경향이 있고 한번 바뀐 무질서한 에너지는 결코질서있는 에너지로 환원될 수 없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자연계는 「내장된 질서(Implicate Order)」에 따라 움직이는하나의 폐쇄된 시스템으로 이 질서를 파괴하면 돌이킬 수 없는 재난을 몰고올 수 있기 때문에 인간중심의 성장전략은 재고해야 한다. 이것이 「엔트로피 이론」의 요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환경문제는 그 해결 가능성이 낙관적이든 부정적이든 기업 경영활동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다. 기업이 많은 자원을 활용하여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생산자 입장에 있더라도 사회의 한 구성집단으로서 환경보전을 위해 주어진 역할을 등한시 할 수 없다.

환경보호문제는 일반적으로 기업에 부담을 주는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글로벌 경쟁시대에서 기업은 경쟁력 확보를 위해 많은 자원과 시간을 필요로하고 있으며 또 지속적인 혁신활동이 필요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의 환경비용은 일시적으로 부담이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기업은 사회와 분리된객체가 아니라 일체화된 집단으로서만이 존재의미가 있다.

기업은 오히려 이러한 사회적 흐름을 남보다 먼저 앞서서 파악하여 새로운사업기회를 창출하면서 환경보전을 위한 사회적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기업이 향후 나아갈 환경친화적 경영활동은 크게 3가지로 요약하여 말할 수 있다.

첫째 환경파괴는 기업이나 소비자 모두가 피해자이면서 가해자라고 볼 수있기에 어느 일방에게만 책임을 전가하는 것보다는 환경파괴를 방지하기 위하여 소비자와 기업이 공동으로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전제하에서 책임의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기업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성장과 가치를 적절히 조화시키는 것이다. 기업은 성장도 중요하지만 고객이 진실로 원하는것이 무엇인지를 인식하고 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환경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기업이 무엇을 해야만 하는것인지는 자명해진다. 결코 일시적인 영리를 목적으로 고객의 요구에 반하는행위를 하지 말고 경우에 따라서는 손실을 감수하는 경우가 있더라도 이를감당해야 한다. 따라서 기업들은 올바른 경영이념 아래에서 그에 걸맞은 경영활동을 전개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기업은 소극적 의미에서 이러한 환경보호 움직임에 대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비자를 대상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환경문제를 제기하고 계도해야한다. 단지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으로서의 기업의 역할은 끝난지 오래다. 경제가 이념을 앞서는 현대사회에서 경제활동의 주체라 볼 수 있는 기업의 영향력은 매우 크다. 기업은 수많은 사람들이 동일한 목적하에 모인 집단으로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환경보전 활동에 참여하고 건전한 기업시민 양성을위해 노력한다면 파급효과가 크게 나타날 것이다. 또한 기업 이미지 제고에도 도움이 된다고 볼 수 있다.

셋째로 기업은 환경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하여 환경친화적 상품개발및 「그린 마케팅」을 전개해야 한다. 환경투자는 부담이 될 수도 있지만 기업에 새로운 사업기회를 부여해 준다. 영리적인 측면에서 환경투자를 통하여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이 도입된 제품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환경을 단순히 상품화하거나 단기적인 이미지를 높이는방편으로 활용해서는 안된다.

결론적으로 기업은 환경보전이라는 새로운 시대적 조류에 적극 동참하여기업의 역할을 체계적으로 수행해야만 기업의 발전이 약속된다고 볼 수 있다. 단순히 기업의 책임을 회피하는 차원에서의 접근방식을 취할 것이 아니라 기업의 사명으로 인식하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李銀俊 LG전자 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