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의료기기 업계가 수출부진·내수시장 위축·여름 비수기 등 삼중고에시달리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수출부진과 내수시장 위축으로 고전을 면치못하던 국내 전자의료기기 생산업체가 여름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조업률이평균 60∼70%선에 머무르는 등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해 대다수 전자의료기기 업체의 올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 동기에 비해 10∼30% 가량감소했다.
이처럼 위험수위에 도달한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전자의료기기 업체들은사업다각화와 병행, 군살빼기에 나서고 있으나 최근의 불황이 단기적인 현상이 아니라 영세한 국내 전자의료기기 산업의 구조적인 문제와 맞물려 있기때문에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대다수 전자의료기기 생산업체들은 나날이 수출조건이 까다로워 지는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국제규격 인증 획득에 소홀, 미국·유럽은 물론 동남아·중동·아프리카·중남미지역의 수출감소를 자초했다. 또한 대외경제협력기금(EDCF)를 이용한 수출도 당초보다 지연돼 수출감소의 한 요인이 됐다.
내수시장도 90년대 이후부터 연초까지 의료기기 신규수요를 창출해 왔던삼성의료원·현대중앙병원·아주대병원·한양대 구리병원·인하대병원 등 대형병원의 건립이 모두 마무리됨에 따라 각 업체들은 대체수요 및 의원급 시장에서 이전투구를 벌일 수밖에 없어 수익성이 더욱 악화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전통적으로 6∼8월이 의료기기 업계의 비수기인데다 관련업체의 인력이 부족, 몇몇 사원이 자리를 비우면 정상조업이 불가능할 정도다. 이처럼매출이 감소됨에 따라 신제품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 투자마인드도 덩달아 위축돼 자칫 도약기에 있는 국내 전자의료기 산업이 좌초될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소리도 높다.
의료기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업체 스스로 수익성 높은 상품을 개발하거나 거품을 줄이는 자구노력이 시급하다』고 강조하며 정부차원에서도 『국민건강과 직결되고 타 산업으로의 기술파급 효과가 큰 의료기기 산업의 사회간접자본 및 자본재적 특성을 고려, 혁신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밝힌다.
〈박효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