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어로 보는 컴퓨터 역사 17] 잉크젯 프린터

새로운 제품이 개발되기까지는 수많은 엔지니어들의 땀과 노력이 필요하다. 우연한 기회에 중요한 발명의 단서를 찾고도 아이디어를 상품화하기까지는 각고의 노력을 해야 한다.

휴렛패커드에서 처음 개발한 잉크젯 프린터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휴렛패커드는 60년대말에 컴퓨터시스템 개발에 참여했다. 당시 휴렛패커드는 전체적인 시스템으로 결합되는 통합시스템을 고객들에게 제공하기 위해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잉크젯 프린터는 78년 팔로알토에 있는 휴렛패커드연구소에서 개발했다. 집적회로 응용을 위한 박막필름기술을 개발하던 한 엔지니어가 박막필름의 전기자극에 대한 반응을 실험하기 위해 전기로 액체 매체를 극도의 높은 온도(비등점 이상)로 데우자 필름 밑의 액체 방울이 사출된 것.

이 현상을 관찰한 엔지니어는 액체의 분출을 정교하게 조정하면 프린터를소형화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아이디어를 제출한다.

당시에도 대형 포장상자의 주소나 레이블 등을 인쇄하는 산업체용 잉크젯이 존재하긴 했으나 조금 큰 글자를 인쇄하면 상태가 조잡해지는 단점을 갖고 있었다.

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80년 열방식 잉크젯생산 프로그램이 시작돼 2년후 핵심부품인 1회용 프린트 헤드를 도안하기까지 발전했다.

비로소 휴렛패커드는 84년 96의 성능을 제공하는 최초의 잉크젯 프린터인「싱크젯」 개발했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인쇄품질이 미흡해 이 제품은시장에서 인기를 끌지 못했다.

개발진은 3백에 일반용지를 사용할 수 있는 「매브릭」이란 제품을 발표했으나 비싼 가격으로 두번째 실패를 경험했다.

당시 4백달러면 충분하던 도트매트릭스 프린터에 비해 1천5백달러의 매브릭은 가격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했다.

이 획기적인 아이디어의 상품화는 90년에 가서야 결실을 보았다. 전열을새롭게 정비한 개발진의 노력 끝에 데스크젯이 탄생했던 것. 대량생산을 통한 원가절감으로 잉크젯 프린터는 도트매트릭스 프린터 가격에 보다 뛰어난인쇄품질과 성능을 제공함으로써 개인용 프린터시장을 장악하는 데 성공한다.

이같은 개발진의 노력을 발판으로 94년 한해동안 휴렛패커드는 5백만대의데스크젯 프린터를 판매하는 큰 성공을 거두고 프린터시장을 선점하게 된다.

〈이규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