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메인 네임 확보 경쟁이 새로운 「사이버 영토 전쟁」으로 떠오르고 있다. 도메인 네임은 인터넷상에서 개인이나 기업이 고유영역을 확보하고 이름을 붙이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일종의 주소이다. 도메인 네임을 부여 관리하는 곳은 각국의 전산원이며 인터넷 본거지인 미국은 INTERNIC에서담당한다.
문제는 인터넷 도메인 네임은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하나의 서버에 하나만주어지고 먼저 등록한 사람에게 소유권이 부여된다는 점이다.이 때문에그룹의 명칭이라든가 혹은 코카골라와 같이 대표적인 브랜드를 갖고 있느 회사들은 네티즌들의 활용 편의성을 위해 도메인 네임도 삼성, IBM등으로 사용한다.
바로 이런 사실을 감안, 어느 한 기업이나 개인이 주요 도메임 네임을 무차별로 등록, 확보해 놓았다면 정작 해당기업이 필요로할 때는 엄청난 대가를 지불하고 구입해야 한다. 국내 3대재벌중 하나인 LG 그룹은 인터넷 도메인 네임을 다른 사람에게 선점 당해 소유권자와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질 정도이다.
사이버 시대의 새로운 비즈니스인 도메인 네임 확보사업은 그래서 미국이나 일본등에서 매우 활발하다. 특히 홈 페이지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외우기 쉽고 간편한 숫자로 된 도메인명은 미국 전산원에 서로 먼저 등록하려는 경쟁이 각국간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미국에 인터넷 도메인 네임을 동록하려면 단돈 1백달러면 가능하다. 누구나 아이디어 하나로 전세계를 상대로한 「지적 재산권 장사」가 가능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인터넷 사업에 뛰어든 ibi(인터넷 지원센타)가 가장적극적이다. 이 회사는 현재 1백여개의 도메인 네임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ibi가 주력하고 있는 것은 숫자로 된 주요 도메인 네임이다. 통신이나 유통업체들이 선호하는 1472(일사천리), 백화점을 겨냥한 4343(사세사세)등의번호를 등록한 것이다.
이 회사는 이와함께 일본이나 중국에서 사용되는 주요 숫자 도메인 네임도2030여개를 등록해 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에컨데 기상정보가 유료화될경우 접속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일본 기상대의 안내전화 117을 활용한 「177.com」등이 대표적이다.
ibi의 사례가 아니더라도 각국의 도메인 네임 확보경쟁이 거듭되면서 초점은 숫자 번호에 모아져 있다. 인터넷 홈페이지가 늘어날 수록 외우기 쉽고간단한 전화번호와 같은 숫자 주소가 편리하기 때문이다.
또 한국통신이 현재의 28k 전송속도를 내년까지는 1백28k로 대폭 향상시킨다는 계획을 추진, 이것이 완료될 경우 네티즌들은 더욱 빠른 인터넷 주소를요구하게 될 전망이다.
실제로 미국 인터닉에 등록된 도메인 네임중 110번까지는 이미 지난 93년에 등록이 완료되었고 11000번까지의 주요 숫자번호도 대부분 등록되어 있는상태이다.
ibi의 이판정팀장은 『국토는 좁지만 사이버 영토는 세계 최대로 만들어야한다』며 『우리 기업이 만국공영어인 숫자로 된 도메인명을 많이 확보, 21세기 신산업 혁명에 대처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달부터 자신들이 확보한 도메인 네임을 국내 기업들에게 무료로제공하거나 저렴한 가격을 받고 공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아직은 국내 기업들이 인터넷 도메인 네임에 대한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충분한 대비가 부족하지만 조만간 도메인명은 상표권보다 훨씬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각국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 질 전망이다.
<이택기자>